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Erin and you Jul 07. 2019

탄자니아 세렝게티 국립공원 3편

사파리 게임 드라이브 -  밀림의 왕자는 사자일까? 표범일까?

*전편에서 이어지는 동물 이야기 제3편입니다.



“I never knew of a morning in Africa when I woke up that I was not happy."
- Ernest Hemingway

"아프리카에 오기 전까지는 행복감으로 가득 찬 아침을 맞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정말 그랬다. 게임 드라이브(Game Drive)를 두 번째로 예약했던 세 번째 날 아침도.


샤워하고 젖은 머리칼을 말릴 새로 없이 지프(Jeep)에 오르자마자 흙먼지를 뒤집어써도 괜찮았다. 덜컹거리는 차 안에서 멀미를 할 법도 했지만 지붕이 뻥 뚫린 공간으로 머리를 내밀고 바람을 맞으며 탄성을 내질렀다.

자주 마주치는 얼룩말의 엉덩이 무리를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고, 아기 원숭이를 안고 길을 건너는 어미 원숭이를 위해 차를 멈추고 숨을 골랐다. 길 가의 나무를 우걱우걱 뜯어먹고 있던 기린 무리를 만났을 때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 가려다가 그들이 한꺼번에 도망가버리는 통에 훅 아쉬움을 내뱉기도 하면서.


무리에서 뒤처진 톰슨가젤
어미 등에 업힌 아기 원숭이


풀을 뜯다가 황급히 도망가는 기린 가족 (미안해...)



<게임 드라이브>는 사냥을 위한 야생 동물(animals)을 뜻하는 단어인 '게임(game)'과 바퀴 달린 탈 것으로 운전하는 것을 뜻하는 '드라이브(drive)'가 합쳐져 탄생한 말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과거에는 백인들의 재미를 위한 야생 동물 사냥이 게임처럼 행해지던 때가 있었다. 우리가 사랑한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1933년 10주간 사파리 여행을 했다고 한다. 여행을 마친 뒤 그가 남긴 단편 중 하나가 <킬리만자로의 눈>이다.


20세기 이후 아프리카 사냥 문화는 없어졌지만 (그럼에도 밀렵꾼들은 여전하다고 한다.) 아프리카 대륙, 야생동물들의 터전이 되고 있는 나라 곳곳에서는 사파리 게임 드라이브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케냐의 마사이마라 국립공원과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국립공원인데, 세렝게티 국립공원은 땅에 발을 디디는 순간부터 하루에 1인 $75의 금액을 국가에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케냐를 더 많이 찾는다.


사파리 게임 드라이브를 위해 디자인된 4륜 구동(4X4)의 사파리 지프 트럭을 타고, 숙련된 가이드 동행하에 떠나는 오프로드(off-road) 여행.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을 마주하고 지나치는 초원의 야생 식물과 야생 동물들의 삶은 직접 체험하지 않고는 공감할 수 없는 경이로움으로 가득하다.


'아프리카는 그의 인생의 전성기에서 가장 행복한 한때를 보낸 곳이었다. 그러기에 그는 인생의 새 출발을 위해 이곳으로 온 것이다. 여기서 두 사람은 최소한의 안락함에 만족하면서 사냥 여행을 했다. 큰 고생도 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사치를 누리지도 않았다. 그는 이런 방법으로 자기의 정신을 둘러싸고 있는 지방질을 벗겨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킬리만자로의 눈 中에서>






무전기로 소통하는 엠마누엘 목소리에 다급함이 느껴졌다. Big 5 중 하나인 '무슨' 동물이 나타날 때 그들끼리 소통하는 수단이었다. 사파리 게임 드라이브를 진행하는 업체는 다양했지만 그들은 서로 경쟁하는 법이 없었다. 갑자기 길을 건너겠다고 뛰어든 톰슨가젤 무리 떼를 기다려주느라 한 템포 쉬었다. 우리 마음이 얼마나 급한지는 그들에게 전해질 리 없었다. 마지막 길을 건너는 아기 사슴과 눈이 마주쳤다. 맑은 눈망울로 무언가를 말하는 듯했지만 알아차릴 길은 없었지.




"표범이 나타났다!"

표범은 Big5 중에서도 보기 힘든 동물 중 하나다. 꽃잎에 비유되기도 하는 아름다운 표범의 무늬는 변신을 돕는다. 특히 나무를 잘 타는 표범은 먹이를 잡으면 입에 물고 나무 위에 올라가서 식사를 한다. 사자로부터 빼앗길 위험을 덜기 위해서다. 낮에는 주로 나무 위에서 휴식을 취하는 표범은 해가 질 무렵 노을을 감상하는 로맨티시스트라고 하는데...


사실 표범 역시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다양한 이름을 가진 표범의 종류 중 어떤 것은 약 30마리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개체수가 감소함에 따르는 위험은 서식지와 생태계의 파괴로 이어지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로제트'라 일컫는 표범의 살갗을 원하는 인간들의 과한 욕심 때문이겠다.


나무 위에 몸을 숨기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표범







우리는 운 좋게도 첫날부터 암사자 무리를 만났었다. "사자가 나타났다."라고 외치면 몰려드는 지프 트럭들 때문에 사자가 외려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가만히 서서 우리들을 쳐다보던 암사자 두 마리는 가만가만 발걸음을 떼며 나무 밑동에 자리를 잡았다. 늘어지게 하품을 하고는 눈을 감은 그들을 향해 한참 셔터를 눌러대는 우리를 가만히 기다리고 있던 엠마누엘도 이내 시동을 걸었다.







대박 장면을 마주친다는 건 예를 들어 사자들이 덩치 큰 코끼리를 눕힌 채 호기로운 식사를 즐기고 있다던지, 표범이 자칼 한 마리를 물고 나무 위로 올라가는 장면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다시 만난 사자 무리를 보고도 충분히 감사 비슷한 감탄 같은 것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사자의 낮잠 소식을 들은 지프 트럭들은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모양인지 우리 포함 두 대만이 나무 주위에 머물고 있었다. 시동을 껐다가도 방향을 틀어 (다른 각도에서 보기 위해) 다시 시동을 켜는 행위가 반복되는 동안 사자는 끔뻑 눈을 떴다가도 아무 일 아니라는 듯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아기 사자 한 마리는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혼자 장난을 치고 있었다. 다른 아기 사자 한 마리는 어미 젖을 쪽쪽 빨고 있었는데, 둥근 엉덩이가 돋보이도록 엎드린 채 두 손 모아 젓을 감싸고 있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고양이의 모양새를 떠올렸다. 생각해보니 아프리카에서 사자나 표범 등의 동물은 캣(cat)으로 통용되고 있었다.


한가로운 오후, 잠자리 명당

-

혼자서도 잘해요.
숫사자는 조금 더 안쪽 그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평화로운 시간 : 숫사자는 거의 20시간 잠을 잔다고 하는데...
어미 젖을 먹고 있던 아기 사자, 아기 사자 영상을 찍다가 체첸 파리에 쫓겨 혼쭐이 났다.



바위 위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자의 무리를 한번 더 만날 수 있었다.






우리는 목적지를 알지 못한 채 동물이 나타날'만 한' 곳을 향해 다시 출발했다. 과거에는 이 드넓은 땅에 넘쳐나는 동물을 사냥했다면, 이제는 사라져 가는 멸종 위기의 동물을 숨바꼭질하듯 찾아 헤매야 하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탄자니아 세렝게티 동물 이야기 4편으로 이어집니다*

*1,2편을 참고해주세요^^*




이전 09화 아프리카 여행의 꽃, 세렝게티 초원 2
brunch book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탄자니아 세계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