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여행 #Vinãles
머리를 다 말리지 못한 채 급히 삐거덕 거리는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방문을 잠그느라 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까사의 대문을 한 번 더 잠그는 일은 가히 도전의 시간이라 칭해도 되었다. 문이 닫히면 저절로 잠기는 자동 잠금장치는 꿈도 꾸지 못하는 쿠바, 열쇠를 이리저리 돌려서 문을 꼭 잠그는 일은 쿠바에서 절대 중요한 일이었다.
"밖에 택시가 기다리는 것 같은데?"
엘리베이터에 오르자 갓 네일샵에 다녀온 듯 빨간 매니큐어로 치장한 오늘의 엘리베이터 아주머니가 말을 건넸다. 쿠바식(?) 스페인어로 말했지만 알아들을 수 있던 순간. 여행에서 가능한 일이다. 서로의 말을 대충 알아듣는 것 말이다.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자 말레꼰 바닷바람이 건물 안으로 쑤욱 밀려 들어왔다. 젖은 머리카락 사이로 바다 향이 스며들었다.
‘잘 다녀올게.' 그녀에게 눈인사를 하고는, 녹색 택시에 올라탔다.
"비냘레스 영어 투어 해볼래?"
아바나에서 차로 약 3시간 거리의 비냘레스에 '그저 여행'이 아닌, '깊은 여행'을 해보자고 쿠바댁 린다 언니가 제안했다. 비냘레스의 분위기만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겠지만, 가능한 한 역사적 배경 지식을 새기고 배우는 여행은 결이 다르기 마련이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오늘의 1일 가이드는 지셀이었다.
*쿠바인들 중에서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은 이렇게 알음알음 가이드 투어의 기회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렇게 예쁜 휴게소라니!
얼마간의 시간이 흘러 잠시 휴식시간을 갖기로 했다. 가는 길에 거치는 아르떼미사(Artemisa)라는 지역은 원래 아바나(Havana)에 속했다가 분리되었다고 한다. 인공호수가 있어 카약 스쿨이 성행이란다. 키가 높은 옥수수 숲을 지나쳤다. 사탕수수밭도 지나쳤고, 길을 건너는 사슴을 마주쳤다. 구아나자이(Guanajay)라는 작은 마을을 지날 때였다.
휴게소라 부르기엔 리조트라 해도 아쉽지 않을 푸른 잔디가 펼쳐져 있었다. 커다랗게 드리워진 나무 잎과 울긋불긋한 꽃들은 그런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쨍한 그림자를 만들어 주는 햇빛이 고마웠다. 잠시의 휴식에 기분이 좋아진 나는 겨우 <휴게소>에서만도 분위기를 탔다. 계핏가루 잔뜩 얹은 카푸치노에 함께 주는 사탕수수 조각을 받아 들고 새삼 행복했다. 비냘레스 가는 길에 들른 휴게소에서는 꼭 카푸치노를 마시자.
모고테(Mogote)
도착했다 한 곳은, 비냘레스 계곡이 한 눈이 내려다보이는 하스미네스(Jasmines) 호텔 전망대였다. 마치 바다에서 솟아오른 듯한 모양의 거대한 산 모양을 이룬 물질은 석회암(Lime stone)이라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 비 등에 침식되었고, 남아있는 부분은 바위산이라 칭할 만큼 단단하다. 그럼에도 단단하다기보다 부드럽게 뭉개지는 케이크 같기만 한 비냘레스 산의 이름은 모고테(Mogote)이다.
사진 한 장으로는 그 거대한 초록의 아름다움을 담기 힘들지만 아프리카 정글 같기도, 태곳적 공룡이 살고 있을 것 같기도 한 숲의 오묘한 색은 누구도 만들어낼 수 없는 색인듯 신비롭기만 하다.
쿠바 가정식 점심 식사
현지 가이드 지셀의 설명을 들으며 푸른 계곡을 따라 걸으니 산이나 땅 하나에도 역사와 의미가 깃들어있었다. 그러나 푸르른 행복도 잠시, 아침식사도 못하고 3시간을 달려왔더니 배가 고프다. 오늘 점심식사는 쿠바의 가정식 식사라는 말에 기대가 한가득!
쿠바 사람들의 주식은 팥밥이다. 쌀과 팥을 함께 쪄낸 듯한 느낌인데, 팥의 구수한 느낌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담백한 맛이 난다. 또 다른 주식은 닭 요리와 돼지고기 요리. 그러나 이 또한 늘 풍성한 재료는 아니다. 고구마와 마(유까와 말랑가?) 같은 식재료가 항상 함께 나온다. 감자를 쪄 먹는 느낌이랄까. 조금 더 퍼석하다.
여행자를 위해 잘 차려진 식탁은 빈자리가 없을 만큼 꽉 차서 미처 손을 대지 못한 음식도 있었지만 팥밥과 치킨 요리 한 조각이면 충분했다. 식사 중엔 쿠바 맥주 크리스탈을, 식사 후엔 쿠바 디저트 망고주스는 필수!
* 쿠바 가정식 식사 4인 : 46쿡 (물 1쿡)
인디오 동굴(Indian Cave) 이야기는 사진 한 장으로 흥미를 끌어 모으고, 다음으로 넘겨 본다!
(진짜 인디언일까?)
*방문해주신 브런치 이웃 작가님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ღ'ᴗ'ღ
*제이와 함께 한 여행 이야기 입니다.
*저의 쿠바 여행기 속, 린다 언니는 브런치에서 활동하고 있는 쿠바댁린다 입니다! (클릭, 놀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