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냘레스 2 - 쿠바, 인디오 동굴

#인디언동굴

by 권호영

*이전 글, 비냘레스 1 - 쿠바의 초록 매력 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비냘레스(Vinãles) 여행의 시작은 인디오 동굴 (인디언 동굴, Indan Cave, Cueva del Indio)이었다. 잔뜩 습기를 머금은 오늘의 공기와 달리, 그 날 비냘레스에서는 건조한 햇살만이 나의 드러난 피부를 스칠 뿐이었다. 해의 냄새가 있다면 나뭇잎 색으로 스며들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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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투어 가이드 지셸의 설명을 들으며, 인디오 동굴 입구로 가는 길에 인디언을 만났다. 어디선가 들려온 인디언의 괴성은 볏짚으로 만든 움막에서 나온 것이었다. 관광객이 지나갈 때 놀라게 해 줄 만한 이벤트인 걸까. 그들은 쿠바 원주민들의 후손일 수도, 그저 인디언의 역사를 그리는 목적의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열매나 새의 깃털 같은 것으로 만든 팔찌와 모자, 드림캐처 등을 팔고 있었다. 죄다 자연의 재료로만 만들었다는 그들의 기념품은 소박하다. 태국의 시골마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저렴한 드림캐처보다도 더 저렴한 가격이어서 두 개나 구입했다. 제대로 된 포장용지 하나 없어, 내 얼굴보다 커다란 드림캐처를 내내 손에 들고 다녔다. 돌아오는 차창에 걸어놓고 바람이 불 때마다 흔들리는 드림캐처. 그 사이로 보이는 하늘을 만끽했다.





아바나에서 약 150km 떨어진 도시, 비냘레스는 '쿠바'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에서 조금은 동떨어진 신비한 분위기를 풍긴다. 마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 듯한 기분. 인디오 동굴은 스페인의 침략 당시 쿠바 원주민들이 숨어들었던 피난처로 알려져 있다. 1920년에 동굴을 발견했을 당시에 인디언의 유골이 발견되어 그렇게 이름 붙여졌다는 기록이 있으나, 실제 여자 인디언 한 명이 살아남아있었다는 설도 있다.


기대 이상으로 잘 보존된 동굴 내부에는 곳곳에 조명 몇 개만 설치했을 뿐, 자연 그대로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높이 솟아 오른 천장 아래를 지나 고개를 숙여야만 지나갈 수 있는 낮은 통로를 통과하다 보면 짙은 초록색이라 여겨지는 강이 나온다. 강의 물줄기를 따라 동굴 밖으로 나가기 위한 작은 모터보트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운영시간 : 9:30A.M.-5P.M.

*인디오 동굴 입장료 : 1인 5 cuc

*동굴의 전체 길이 : 약 4km



뱀이나 해마 등의 모양을 한 종유석이 가득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같은 거리를 왔다 갔다 했을 보트 운전자는 동굴 내부의 특징을 열심히 설명한다. 무엇을 닮았고, 얼마간의 시간이 흘러 만들어졌을 것이며, 이쪽에 보이는 이런 모양을 왜 생긴 것인지 등에 대하여. 그러는 동안 한 보트에 탄 우리들은 함께 옅은 탄성을 내뱉을 뿐이었다. 어둠을 걷어가는 빛이 점점 강해지며 보트는 조심스럽게 동굴 밖으로 미끄러져 나갔다.






동굴 밖으로 나오면 작은 폭포가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다. 보트는 그 작은 폭포를 '쿵'하고 내려가서야 멈춰 설 거라고 한 말은 농담이었단다. 휴- 한 차례의 텀이 이렇게 지날 때마다 보트에서 내린 사람들을 맞이하는 건 비냘레스의 특산 공예품과 흔히 볼 수 있는 기념품들, 그리고 사진을 위한 쿠바 '소'와 화가 아저씨다.


비냘레스 도시 입구에서 커다랗고 멋진 하얀색 소를 보고 그냥 지나쳤었는데 내심 아쉬웠나 보다. 사진 한 장 찍는데 1 cuc 이라기에 가까이 가보았다. 여행 중에 만나는 낙타와 말, 코끼리 등에 올라타서 사진을 찍곤 했었지만 여행자로서 해가 거듭할수록 '이제는 그러지 않겠다.'라고 다짐했었다. 그런데 유혹을 참지 못하고 그만, 금방 내려왔고 사진은 남았지만 다시 봐도 마음이 무거워진다. 잠시 틈을 내어 이렇게 고해성사하듯 미안함을 표현해본다.




이제, 비냘레스의 꽃인 '시가(Cigar) 농장'으로 이동해볼까?


*비냘레스 3편으로 이어집니다!


*방문해주신 브런치 이웃 작가님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ᴗ'
*제이와 함께 한 여행 이야기입니다.
*저의 쿠바 여행기 속, 린다 언니는 브런치에서 활동하고 있는 쿠바댁 린다입니다! (클릭, 놀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