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의 쓸쓸함이 풍성한 당신에게.
누구나 외롭다.
나랑 싸운 내 동생도 외롭다.
세들어 사는 옆방 영희 씨도 외롭다.
저 멀리 추운 데서 혼자 일하는 길동 씨도 외롭다.
이역만리 떨어진 엄마 아빠도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행복해보이는 내 친구 순자도 외롭다.
말하지 않는 아픔에 힘들 것이다.
모로코 여행 중 두고 온 어미 잃은 고양이도 외롭다.
예술가는
찰나의 아름다움을 위해 외롭게 연습한다.
꿈이 있는 사람은
숨이 끊어질 것 같아도 죽어라 달린다.
오늘 같은 명절도 잊고, 아니 일부러 외면하면서
눈물 젖은 빵을 먹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외로워 할 필요가 없다.
나는 머리 위에 지붕도 있고,
내일 해야할 일도 있고,
하고 싶은 일도 있다.
차곡차곡 쌓인 결핍이 폭발해도
그래서 우울증이 또 다시 도져도
괜찮다.
이번에는 알고 그 길을 가는 거니까
괜찮다.
누구나 외롭다.
그래서 하나도 외롭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