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남여사 Oct 19. 2015

내가 스티브 잡스를 기억하는 방법

얇은 혁명의 시작. 이름하여 맥북에어


불공평하게도, 이 세상에는 특별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스티브 잡스는 그 중에서도 현대 정보통신 분야에서 단연 발군이다.




미리 밝히자면

나는 애플이 뭔지 매킨토시가 뭔지, 관심도 없고 알지도 못한 채 20여년을 살았다.
당연히 잡스도 잘 몰랐다.
그저 세계 최고 갑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게이츠를 싫어하는,
자존심 세고 성격 강한 (그리고 '말빨' 좋은) CEO로 각인이 되어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가 2008년 서류봉투에서 맥북에어를 꺼내든 순간,


난 맥북에어가 아닌,

스티브 잡스에게 매료되었다.



바로 이 장면이다.


뒷목부터 온 몸으로 쫙, 순식간에 전이되던 소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당시는, 첫 애플 아이폰이 출시되어 스마트폰의 지표를 완전 뒤바꿔놓은지 불과 1년도 안 되었을 때였다.


키노트 링크가 뜨자마자 다운 받은 영상을 본답시고 좁고 어두운 기숙사 방 안에 쭈그리고 앉았다.


작은 모니터에서도 분명했다. 잡스는 항상 그렇듯 눈빛이 날카로웠고, 가벼운 옷차림이었고, 자신감에 차 있었다.



바스락, 하고 종이와 매끈한 금속 표면이 마찰하는 소리.

“yeah, there it is”
평범하고 단순한 문장으로 청중을 강하게 사로잡는 잡스 특유의 말투.

그의 만족스러운 얼굴.

으어어어… 마치 신음처럼 시작해 금세 컨벤션홀을 꽉 채웠던 수많은 사람들의 환호.


아이폰 센세이션을 과연 넘을 수나 있을까,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순간


그는 또 다시 극적인 연출을 해내었다.




가난한 학생은 감히 엄두조차 못내는 가격 때문에

맥북에어가 여러 차례 출시되는 동안에도 나에겐 그림의 떡이었다.


2주일 전, 눈 딱 감고 드디어 맥북에어를 구입했다. (그것도 할인했기 때문에...)


하루에도 여러 번 꺼내어 작업하게 되는데

이상하게도

새로운 기기를 구입한 설렘보다는

애틋하고 진한 향수가, 아득한 그리움이, 밀려오곤 한다.




첫 맥북에어 시연 후 어언 7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천재' 잡스는 떠나고 없지만,


나는 이렇게 나마 매일 그 감격의 순간을 재연한다…..





(애플이 리드한 스마트폰 붐과 그에 따른 격동의 SNS 시대에서, 테이크아웃 커피는 설정이 아닌 기본적인 예의라고 우기며…..)


다시 한번 그 경이로운 명장면:

https://m.youtube.com/watch?v=OZ5fSDcAaCk

한번 쓰윽 꺼내봅니다. 중요하지도 않고 특별하지도 않은 이야기.
댓글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