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즐거운 기린 Apr 04. 2024

ADHD약, 메디키넷에 대해 알아보자 (1)

소아정신과에서 ADHD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약물 가운데 메틸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라는 성분이 있습니다. 중추 신경계(뇌)에 작용해서 우리가 원하는 효과를 이끌어내는 약물입니다. 이 성분은 우리 몸에 들어가면 2시간 정도 뒤에 효과가 최고치에 도달하고, 4시간 정도면 분해 및 배출 등으로 인해서 효과를 상실하곤 합니다.

그런데 ADHD 환자/환아가 약의 도움을 받아서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시간은 4시간보다 훨씬 더 깁니다. 아침에 약을 먹고 갔는데 점심 전에 약물의 효과가 다 떨어져 버리면 오후 시간에는 집중을 하기가 어렵겠지요. 때문에 같은 메틸페니데이트 성분의 약이라 하더라도 다양한 포장 - 약물이 우리 몸에서 전달되는 방식을 다르게 만든 - 의 제형들이 존재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으로 쓰이는 것은 페니드 정(환인제약), 메디키넷 리타드 캡슐(명인제약), 콘서타 OROS 서방정(한국얀센) 등이 있고요. 오늘은 메디키넷 리타드 캡슐의 약물 전달 방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메데키넷의 젤라틴 캡슐 안쪽에는, 위 그림에 보이는 것처럼 두 종류의 알갱이가 들어 있습니다. 한 종류의 알갱이는 별도의 처치가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산성의 위장 속에서 바로 흡수되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약물을 복용한 사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약의 효과를 느끼게 됩니다. 다른 한 종류는 특수 코팅 처리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산성의 위장 속에서는 이 코팅 때문에 안쪽의 약물이 흡수될 수 없습니다. 이 코팅은 위장관의 pH가 6.8보다 높아지는 소장에 들어가서야 서서히 분해되고 흡수되기 시작합니다.

이런 방식에는 두 가지의 이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약물을 아침과 점심에 각각 한 번씩 총 두 번 먹게 되면, 번거롭습니다. 약을 챙겨 다니고 제 시간에 복용하는 일은 특히 ADHD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침에 복용한 약이 1차로 몸 안에서 작용해 오전 시간을 커버하고, 3-4시간 뒤에 소장에서 2차로 작용해 주어 점심 이후를 커버해 준다면 번거롭게 약을 한 번 더 챙겨먹지 않아도 됩니다.

 두 번째로, 약물이 몸 안에서 좀 더 부드럽게(?) 작용합니다. 약물의 농도가 몸 안에서 급격하게 올라갔다가 내려가게 되는 경우 긴장, 초조, 불안, 두통 등의 부작용을 경험하기 쉬운데요, 약물이 위장관을 통과하면서 서서히 흡수된다면 이러한 부작용을 훨씬 덜 경험할 수 있게 됩니다. 약물의 혈중 농도를 나타낸 그래프를 살펴보겠습니다.


FDA report: methylphenidate hydrochloride capsule, extended release


같은 제품은 아니지만, 같은 맥락의 전달 방식을 사용하는 제형의 혈중 농도를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약을 두 번 따로 챙겨먹는 경우에는(흰색) 혈중 농도의 변화가 뚜렷합니다. 코팅 처리를 통해 몸 안에서 두 번에 걸쳐 서서히 흡수되도록 한 경우(검은색)에는 역시 피크가 두 번 생기기는 하지만 훨씬 더 완만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D

작가의 이전글 항우울제는 '기분 좋아지는 약'이 아닙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