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요즘 당신의 모습이 마음에 드나요?

희망은 완성형보단 리필 가능한 진행형

by 단짠


인생 사칙연산

당신은 요즘 당신의 모습이 마음에 드나요?

2% 부족하지만, 마음에 든다. 그럼 98%가 마음에 드는 걸까? 안타깝지만 인생 사칙연산은 계산법이 다르다. 2%는 98을 0으로 바꿔 놓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가 부족하다는 답은 ‘마음에 들긴 하지만 절대적으로 중요한 무엇을 놓치고 있는 상태’가 정확한 표현이다.

2%를 차지하는 게 뭐길래 내 만족감을 쥐락펴락할까? 아니, 도대체 무엇이 있어야 만족할 수 있을까? 중요한 무엇을 찾아서 ‘마음에 든다.’란 퍼즐을 완성하고 싶다.


인생 성형 전 나는 프로 불만러였다.

‘프로 자기 불만러’라는 별칭을 지난 삶에 붙여봤다. 별칭이 드러내듯이 나는 나에게 불만이 많았다.

거꾸로 된 피라미드 같은 존재였다. 거꾸로 놓인 피라미드란 얼마나 불안정한가. 불안정하다는 건 불가능한 게 많은 상태를 만든다.

머리는 크고 날개는 작아서 날 수 없는 나비처럼 여겨졌고 작은 날개로는 꿈을 찾아 날아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기저기에 ‘할 수 없어.’라는 라벨을 붙였다.

그런데 내가 나에게 붙인 라벨은 상상치 못한 강력한 힘이 있었다. 마치 개구리가 된 왕자처럼 마법에 걸린 모습으로 살게 했으니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개구리 왕자와 나의 다른 점은 누가 마법을 걸었냐인데, 마녀가 아닌 내가 나에게 마법을 건 거였다. 내가 나에게 붙인 라벨이 마녀의 마법처럼 끔찍할 수 있다니! 마법, 아니 라벨은 '꿈꾸는 삶에서 꿈도 못 꾸는 삶'으로 변질시키는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라벨의 위력을 눈치챈 후 인생이 다른 숨을 쉬기 시작했다. ‘이대로 살기 싫다.’가 출발 신호처럼 울렸다.

‘내가 붙인 라벨을 거부하겠어! 반대로 뒤집으면 신의 선물이 될 수 있는 거야!’라고 내 안에 갇힌 내가 외치고 있었다. 드디어 라벨에 반기를 들게 된 것이다. 그건 역공이었다.

그거였다. 라벨은 새로 쓰면 된다. ‘상상은 현실. 생각한 대로 된다.’라고 써서 집과 직장 곳곳에 붙였고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방에 붙였다. 내 키 크기로 만들었으니 그만큼 간절하게 인생 성형을 원한 것이다. 그러나 인생이 갑자기 바뀌는 일은 없었다. 도무지 '버킷리스트'대로 바뀔 것 같지 않았다. 그래도 계속 라벨을 바꿔 쓰려 노력했다. 막연했지만 인생엔 반드시 반전이 있을 것 같았다.


라벨 마법에서 풀려난 날개

드디어 반전이 일어났다. 2019년 7월 11일 인생이 변곡점을 맞이한 것이다.

그 일은 바로 매일 아침 글쓰기를 시작한 것이다. 줄리아 카메론 작가의 ‘아주 특별한 즐거움’이란 책을 실천한 그날을 나는 지금도 기적이라 부른다.

그렇게 매일 아침 글쓰기는 300일 동안 이어졌다. 300일 후 ‘작가’가 되겠다는 꿈이 찾아왔다. 꿈이 시작되고 100일 후 첫 단편을 완성했고 브런치 작가도 됐다. 날개는 아주 천천히 느리게 펼쳐졌지만, 뇌보다 방향이 정확했다.

머리로는 헤아릴 수 없는 것을 날개는 알아서 찾아냈다. 날개가 찾아낸 방향으로 따라가니 인생이 제 항로를 찾아 자유로웠다. 이제 나는 머리가 크지 않다. 날개가 크다.

기적이 일어난 이유가 궁금해서 내 발자취를 따라 가봤다. 버킷리스트를 기록한 수첩이 여러 권 있었고 아침 글쓰기 공책이 다섯 권이었다. 그 기록에서 답을 찾았다. 작은 파닥거림이 쌓여서 날개를 펼치게 한 것이다. 결국, 원하는 삶을 살게 만드는 힘은 현실보다 꿈에 , 속도 보다 방향에 있었다. 내가 날 수 있다는 걸 아는데 긴 세월이 걸렸지만, 아무렴 어떤가. 이젠 내가 마음에 든다. 작가라는 꿈을 향해 매일 글을 쓰는 내가 좋다.

인생은 속도도 방향도 뇌로 조절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새는 날아갈 방향을 말로 하지 않는다. 다만 날아갈 뿐이다.

희망은 리필 가능형

그런데 2%는 무엇일까. 진짜 나를 유지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인데, 그건 바로 반복의 힘이다.

간헐적으로 해 온 꿈의 기록이 나에게 기적을 선물했다면 반복은 꿈을 이루게 할 비법이 될 것이다.

이제 난 간헐적으로 꿈꾸기를 거부한다. 반복적으로 한결같이 꿈꾸기를 선택한다.

그리고 2%는 한 번 채운다고 완성되는 게 아니라 날마다 채워야 한다. 희망은 완성형보단 리필 가능한 진행형이니까. 오늘도 반복을 즐거워하며 2%를 채우러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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