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가 별건가?인생에 라벨 붙이기

당신이 직접 당신에게 브랜드를 지어 준다면?

by 단짠
Q. 당신이 직접 당신에게 별명을 지어준다면 어떤 별명이 어울릴까요? 당신이 살고 싶은 삶을 표현한 별명은 당신의 부케가 될 수도 있으니 신중하게 지어주세요. 당신은 소중하니까.


브랜드가 별건가? 거침없어도 되는 이유

내가 나에게 지어 준 별명이 네 개나 있다. 굿 파인더, 드림 파인더, 슬기로운 인생 건축가 그리고 단짠이다. 이 네 개의 별명이 나의 부케이자 나의 브랜드이다.

‘브랜드라고 부를 것 까지 있어?’라고 묻는 다면, 말하리라. 브랜드가 별건가? 네이버 사전에 의하면 브랜드란 [사업자가 자기 상품에 대하여, 경쟁업체의 것과 구별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기호ㆍ문자ㆍ도형 따위의 일정한 표지]이다. 나를 구별하고 표현할 수 있는 이름을 지으면, 그 이름이 나의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난 거침없이 브랜드를 만들고 라벨을 붙였다. 타인은 내 첫 발에 크게 관심이 없으니까. 거침없어도 된다.

인생이 절박해지면 찾게 되는 것

10년 전 인생의 사막을 건너고 있었고, 오아시스는 신기루로도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척박한 가뭄의 시간. 그때는 가족, 경력, 돈, 지인, 건강, 자존감 등 잃어야 할 것에서부터 잃지 않아야 할 것까지, 모든 것을 분실한 상태였다. 그런 척박한 사막을 건널 수 있게 힘을 준 건 무엇이었을까?


드라마틱한 열정이나 의지를 불태울 기회 같은 건 일어나지 않았다. 내가 봐 온 영화 속 주인공은 드라마틱한 반전이 기가 막히던데 내 영화는 흥행할만한 요소가 없었다. 멋진 남자 주인공은 지구 상에서 멸종된 것이 틀림없었다. 여주인공인 나마저도 특별하지 않아서 행인 1과 다를 바 없었다. 공룡처럼 사라져 버린 남자 주인공과 행운들. 그런 나날은 영화 밖 무명 배우 같았다.

할 수 있는 건 버티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시간만 많았다. 무한대로 펼쳐진 시간 속에 홀로 무중력 상태로 떠있을 땐 책과 TV가 생존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가 된다. 내가 유령이 아니라 실존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감각이 듣고, 보고, 쓰는 것이었다. 말하기는 기능을 상실해 갔다.

그래서 책과 영화를 봤고, 버킷리스트를 반복해서 썼다. 그리고 커다란 하드보드지에 사진이나 그림, 글자를 장식해서 ‘나의 꿈 지도’를 만들어 수시로 볼 수 있는 장소에 붙였다. 그 또한 반복했다. 희망을 듣고, 보고, 쓰는 일을 반복했다.


폐허는 주소도 이름도 기록하지 않는다. 무명의 시간 동안 나는 철저히 혼자였다. 아니, 혹독하게 혼자였다. 아무도 없는 시간 동안 나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존재는 나뿐이었다. 내가 나에게 해 줄 수 있는 건 “괜찮아. 잘 될 거야.”라고 마음으로 말 걸어 주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내가 나에게 좋은 라벨을 붙여줬다. 내 인생에 좋은 형용사와 명사를 붙여 준 것이다.

인생이 절박해지면 살려고 발버둥을 치게 되는데, 나의 발버둥 중 하나는 ‘내가 되고 싶은 나’를 표현하는 브랜드를 만든 것이다. 난 이런 작업을 ‘부가 캐릭터 설정하기’ 또는 ‘라벨 붙이기’라고 불렀다.

내 인생의 설계자가 되어 부른 이름

‘어떤 어려운 일을 만나도 좋은 점을 찾아내면, 나에게 유리하게 해결할 수 있다.’라는 의미가 있는 ‘굿 파인더’. 나처럼 불행한 십 대를 사는 청소년들에게 꿈을 찾아주는 동기부여 강사가 되고 싶어서 지은 ‘드림 파인더’. 감사를 발견하고 꿈을 이루어 가는 삶을 살고 싶어서 지은 ‘ 슬기로운 인생 건축가’. 이 세 부케는 삶의 좌표가 되어 주었다.

작가란 꿈을 만나며 제일 먼저 한 일도 부케를 설정하고 나만의 브랜드를 만든 것이다. ‘단짠’은 '달콤하기도 하지만 때론 짠 소금처럼 눈물겨운 삶'을 소설에 녹여내고 싶은 작가정신을 담은 브랜드이다.

누구나 사연이 많지만, 그걸 브랜드로 만들면 의미를 주는 이야기가 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내 인생의 유일한 설계자다. 꿈 설계자.

부케를 네 개나 지어야만 살 수 있었던 그때가 여전히 아픈 기억이지만, 부케 덕분에 견딜 수 있었으니 감사하다. 부케는 희망의 스케치가 아니었을까? 지금 당신이 그리는 스케치가 당신을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주길 바란다.




사진 출처 © imperiumnordique, 출처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