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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쓰기 가나다 보다 느낌표

by 단짠
좋은 글 쓰고 싶나요?


좋은 글을 쓰는 것에 관심이 없다. 쓰기와 살기에 관심이 있을 뿐.

좋은 글이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좋은 글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으므로 중요하다. 다만 좋은 글보다 좋은 인생에 더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글을 쓰는 사람이 추구하는 다양한 메시지는 본질적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디자인하려는 욕망에서 출발한다. 저마다 다른 천에 다른 무늬를 쓰지만, 세상을 향한 사랑이 물감이 되는 것은 같다. 그래서 작가란 내가 쓰는 글이 유익하진 않더라도 유해하지 않길 바란다. 아름다움 추구는 - 아름다움의 포괄적 의미에서 - 예술가에겐 당연한 일이다.

쓰레기를 쓰면 안 된다. 못 쓴 글은 해를 끼치지 않지만, 쓰레기는 사람의 영혼에 난도질을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내가 관심 있는 것은 좋은 삶을 사는 것이다. 내가 쓰는 글이 나니까.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아니, 쓰레기를 쓰지 않기 위해 좋은 사람이 되고, 좋은 삶을 사는 것에 관심이 더 크다.


다양한 메시지는 본질에서 세상을 아름답게 디자인하려는 욕망에서 출발한다. 저마다 다른 천에 다른 무늬를 쓰지만, 세상을 향한 사랑이 물감이 되는 것은 같다. -단짠-


좋은 삶을 살고 있나요?


나도 작가답게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아름다움은 과거, 현재, 미래를 오목 거울과 볼록 거울로 비춰가며 역사와 상상을 버무려 상처와 희망을 이야기로 펼친다. 그 이야기는 세상에 하나뿐이며 작가마다 조리법이 다르다.


과거, 현재, 미래를 오목 거울과 볼록 거울로 보는 것도, 역사를 탐구하고 창의성으로 상상을 만나는 것도 절대 만만치 않다. 한 땀 한 땀 돌을 깎아 글자를 새기는 것과 노트 위에 글을 쓰는 것이 다르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그 말은 글쓰기가 어렵다는 걸 대변해 준다.

어떻게 하면 제대로 보고, 섬세하게 느끼고, 잘 묘사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잘 쓸까?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까? 질문이 날 선 칼날을 들이대지만, 난 글을 잘 쓰고, 좋은 글을 쓸 방법론적인 것에 메이고 싶지 않다. 욕심이란 칼날 앞에서도 의연해지고 싶다.

방법도 중요하지만, 방법을 터득한다고 해서 좋은 글을 쓸 순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의 이유는 분명하다. 사람이 쓰는 글이다. 사람이 재료인데, 방법보다 재료가 좋아야 글도 좋은 것 아닌가. 그래서 나는 나라는 재료에 관심이 많고, 글 쓰는 시간만큼 나를 여기저기 던져두려 한다.

아름다움은 과거, 현재, 미래를 오목 거울과 볼록 거울로 비춰가며 역사와 상상을 버무려 상처와 희망을 세상에 하나뿐인 이야기로 펼친다.. 작가마다 조리법이 다르다. -단짠-


살고 싶은 삶 vs 쓰고 싶은 글


삶을 `일상에서 히말라야 오르기`라고 부른다. 실체에 비해서 지나치게 거창하지만, 이렇게 부르지 않으면 일상에 매몰될 것 같아서다.

직장에 출근하고, 업무 스트레스에 울컥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다투기도 하며 어제와 다를 것 없는 닮은꼴 하루가 복사되지만, 디테일을 보면 전혀 다르다. 단 하루도 복사해서 '붙여 넣기' 된 적이 없다.

하늘의 구름이 증명한다. 우리보다 수천억 배 오래 하늘을 수 놓던 구름이지만 같았던 순간이 있었을까? 같은 그림을 그린 구름이 있었을까? 일상도 마찬가지다. 같으나 다르다.

그래서 나는 날마다 일상을 탐험한다. 시간, 사람, 거리, 꽃, 감정, 글자 - 만나는 모든 것들을 탐험한다. 자주 탐험 중이라는 걸 잊어버리거나 탐험보다 더 재미있을 뿐 의미는 없는 것에 현혹되곤 하지만, 흔들리긴 해도 방향은 한결같다. 나라는 글 재료에 다양한 인생 맛이 담기게 하는 `일상`, 일상은 `탐험`이다.


책을 출간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전업 작가가 되고 싶어서 조바심이 난다. 방구석 작가로 끝나면 어쩌지? 두려움도 있다. 그러나 '죽는 순간 무엇을 아쉬워할까?'를 떠올리면 조바심이나 두려움은 잠시의 미혹에 불가하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 베스트셀러가 되지 못한 아쉬움보다 사랑하는 사람을 더 사랑하지 못한 후회로 가슴 아플 것을 알기에. 죽음의 순간을 떠올리면, 조바심과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나는 글 쓰는 사람이다. 숙성되어 백 년 뒤에도 읽힐 소설을 쓸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좋은 삶을 살고 싶다.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은 삶이다. 그래서 오늘도 난 좋은 글보다 좋은 하루에 관심이 크다. 그 관심 속에 살고 싶은 삶과 쓰고 싶은 글은 진화하는 중이다. 나라는 글 재료에 양념을 버무리는 재미가 쏠쏠 맛나다.


오늘도 난 좋은 글 보다 좋은 하루에 관심이 크다. 그 관심 속에 살고 싶은 삶과 쓰고 싶은 글은 진화하는 중이다. 나라는 글 재료에 다양한 인생 맛이 담기게 하는 `일상`, 일상은 `탐험`이다. -단짠-


#신나는 글쓰기 9일 차 주제는 '글쓰기'입니다. 신나는 글쓰기 글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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