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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떼마마 Mar 26. 2021

내 발목을 붙잡는 것은
중력인가?약점인가?

[한달 자기발견 day4]

신이시여, 

제게 바꿀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을 주시옵고


제가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를 주시옵소서.


그리고 제게 그 둘을 구별하는 

지혜를 주시옵소서. 


-평온의 기도, 라인홀드 니부어- 



내가 되고자 하는 하는 것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일까? 

4일차 질문가이드를 받고 한참을 멈칫하며 글쓰기를 시작하지 못했다. 

평소에 시간이 부족해서 속도를 낼 수 없다, 주말 독박육아로 너무 피곤하고 그 피로가 평일의 업무 생산성에 영향을 미친다. 등등 평소에 입에 달고 살았던 나름의 불만들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방해하는 주된 이유가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단지 나의 집중력 부족, 간절함의 부족, 핑계, 자기합리화일 뿐이라는 사실이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되는 질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옷을 덜 갈아 입은 무방비 상태로 누군가 커튼을 열고 들어온 느낌. 






당신의 일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인가요?   





가장 먼저 떠오른 대답은 나를 대변하는 키워드를 찾고싶어서 시도하는 다양한 일들이 몰입을 방해하는 것이다. 나는 예전부터 나의 키워드를 찾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다. 단 한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나의 키워드를 갖는 다는것은 다른 것들을 포기하는 것과 같지만 나는 이것도 저것도 포기를 못하고 이 곳, 저 곳에 낚싯대를 던졌다.

예를 들면 지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올리는 콘텐츠는 여성의 경력개발, 서비스커뮤니케이션, 성장을 위한 질문법, 즐거운 책읽기를 만드는 독후활동인데 이 4가지의 카테고리를 놓고 자꾸만 낚시질을 하고 있다. 


이 곳, 저 곳 - 쿡 쿡 찔러본 자의 최후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찾기위한 실험일 수도 있고 손해보지않으려는 욕심일 수 있다. 혹은 기꺼이 하나를 포기하고 다른 하나에 내 시간과 노력을 갈아넣을 우직한 배짱이 없기 때문일 수 있다. 이렇게 까지 해서 만약에 안되면? 내가 받던 월급보다 더 형편없이 벌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함. 잠을 줄이고 일과 삶의 균형이 완벽하게 깨지는 일을 하면서 하는 밥벌이가 정말 내 삶의 정량적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라고 끊임없는 불신이 나를 흔들었다.  나는 나에 대한 확신이 없다. 나에 대한 큰 불신이 그 어느것 하나를 선택할 수 없게, 집중할 수 없게 만들었다.

 

프리랜서가 되고 가족들이 나의 일을 부업으로 취급했다


두 번째로 나의 일을 방해하는 장애물은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의 부족함, 주말 육아로 인한 체력소모다. 프리랜서가 되고 나서 출퇴근 할 때보다 아이를 돌보는 시간이 늘어났다. 집에서 일을 하는 날은 아이가 등원하는 10시까지 일에 집중할 수 없었고 보통 퇴근 시간인 6시, 7시 까지 일을 못하고 5시 이전에 하원하는 아이를 돌보아야 했다. 회사를 다닐 때에는 주말에 출근을 할 때도 더러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 오롯이 육아를 하게 되는데 주말 밤이라도 글을 쓰고 싶음이 간절하면서도 하루종일 피곤에 찌들려 아이와 같이 꿈나라행 직행열차를 타게 된다. 


저만치 앞서가는 자들을 보며 나는 나의 성 쌓기를 포기하고싶다. 

세 번째 나를 방해하는 장애물은 새롭게 블로그를 단장하고 글을 쓰면서 느껴지는 아득함이다. 자꾸 다른 사람이 보인다. 콘텐츠를 천개 가까이 올린  사람들을 보면서 내 것이 한없이 보잘것 없다고 느껴졌다. 이걸 언제할까? 내가 열심히 갈아 넣는다고 누가 나를 봐주기나 할까? 라고 시선이 자꾸만 외부로 향하는 내 마음이 나를 막는 장애물이다. 그리고 너무나 급변하는 세상에서 이제 뿌리를 내리고 숨 좀 돌릴 까 했더니 다시 새롭게 배우고 알아야할 것들이 생긴다. (블로그>>유튜브>>클럽하우스) 이 변화의 꼭지점에 있는 상황에서 계속 배워야 하는 막연함은 그동안 차곡 차곡 쌓아온 나의 성마저 흔들어 버린다. 


온전히 시간과 노력을 갈아넣을 가치가 있을까? 

네 번째 나를 방해하는 장애물은 CS분야에 대한 경쟁력이다. 이미 내가 주력으로 강의하고 글을 쓰는 분야는 시장에서 포화상태인것 같고 이미 그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자들의 전유물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CS는 20대 중 후반의 강의하고 싶은 여성들이 자연스럽게 강사과정만 이수하면 강의할 수 있는 분위기처럼 만들어져서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게 느껴지는 분야이다. 쉽게 진입할 수 있어보이지만 실제로 CS강의를 정말 미치도록 잘하는 분을 본 일이 한 손가락에 꼽힌다. 실제로 강의를 하고 몸값을 높이는 것은 대단히 어렵기도 하지만 업계 전반에 퍼져있는 낮은 단가에 대한 당연함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교육콘텐츠일까? 라고 강의 준비를 하면서도 내내 의문을 가지게 된다. 



친정엄마의 한숨소리를 견디느니
차라리 일을 그만두겠다며. 

다섯번째 나를 방해하는 장애물은 친정엄마의 한숨소리다. 워킹맘이 된 이래로 나는 늘 엄마의 눈치를 봤다. 아이를 보고 집안일을 하시느라 삭신이 쑤시고 손발이 저리며 기가 다 빠진다는 넋두리는 마치 내가 듣기를 바라는 계획적인 혼잣말 같았다. 단 한번도 직장에서의 쪼임과 스트레스를 받으며 아이를 놓고 출근하는 가슴저린 상황을 겪어보지 않은 엄마의 세상에서는 나와 같은 사람은 이해될 수 없었다. 엄마의 잔소리와 푸념을 들을 때 마다 더럽고 치사해서 내가 그만 둔다고. 어떤 엄마들은 어떻게든 너의 일을 끝까지 해내라며 딸의 느슨한 마음을 단단히 묶어주는 분도 있는데 왜 우리엄마는 저렇게 사람 마음을 가시밭을 걷는 것 처럼 만들까? 한창 힘든적이 있었다. 



- 그 장애물은 중력 문제 인가요, 약점인가요?





1번 문제의 핵심은 불확실성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100% 확신이 있는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문제는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중력문제이다. 걱정된다. 두렵다라는 생각에 매몰되어 있으면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 여러가지 것들 중에 과감하게 하나씩 실험을 해보기를 두려워 하지 않으면 된다. 결국 잘하게 되는 것은 어떻게든 어떠한 방식으로든 내뱉고 싶을것이고 내뱉기 위해서는 계속 연구하고 고민하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뭘 정확하게 정해햐 한다는 강박관념이 불안함을 증폭시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단은 나에게 누군가 일을 주면 땡큐! 하고 어렵더라도 해내면 된다. 몇 번 해서 폭망하는 분야는 내것이 아님을 받아들이고 그때 과감하게 버리고 뒤돌아보지 않으면 된다. 내가 밤새 지겹도록 썰을 풀 수 있는 분야를 찾기 위해서 실험하는 과정이라고 마음편히 받아들이면 된다. 


2번 문제의 핵심은 혼자서 아이를 키워야 하는 나의 중력 문제이다. 싸우고 이겨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일 할 수 있는 시간 내에 생산성을 올리는 방법을 찾던가 아니면 당장의 손익을 생각하지 말고 지금 친정엄마로 부터 사고 있는 시간에서 더 돈을 투자하여 더 많은 시간을 사는 것이다. 레버리지를 해야한다. 피로감을 줄이고 몸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한 규칙적인 식습관과 낭비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생활 루틴을 만들면 이 문제는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다. 


3번 문제는 중력문제이자 약점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이 이미 앞에 가 있는 것은 내가 어찌 할 방법이 없다. 다른사람이 뒤쳐지면 좋겠다고 바란다고 해서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이미 해당 업계에서 성공한 지인들은 하나같이 존버하며 끝까지 해보길 권한다. 온라인에서 너의 강사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들어 놓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그것은 꾸준히 올리는 콘텐츠에 있다고 입을 모아 말을 하지만 매일매일 하지 않는 태도는 나의 약점이다. 


4번 문제 역시 중력문제이다. 업계에 대한 상황과 선입견은 내가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조금 뒤틀어서 바꿀 수 있겠다는 생각은 해보았다. 아, CS강의를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CS에 대한 콘텐츠를 누군가가 도움이 될있도록 글로 쓸 수 있구나. 라고 기존의 관습을 내가 바꿀 수 있다. 


5번 문제는 중력문제인 동시에 나의 약점이다.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일을 하는 엄마에게도 완벽한 전업주부로서의 역할을 요구하고 그 필터로 나를 평가하는 엄마의 성격은 내가 바꿀 수 있는 문제가 전혀 아니다. 우리 엄마는 왜 그럴까? 도대체 왜 그럴까? 생각하는 것은 중력 때문이야! 내가 이 중력 때문에 높이 못뛰어!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런데 사람마다 엄마의 한숨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도 있고 여기에 빠져서 몇 날 며칠을 혼자 아파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즉 내가 성격상 타인의 부정적 신호를 감당할 만큼 단단하지 못하기 때문일 수 있다. 은근슬쩍 넘어갈 수도 있고 엄마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현하면서 엄마의 마음을 헤아려 준다면 상황이 나아질 수 있을텐데 내가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나의 약점이다. 


- 혹시 ‘중력 문제’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나요? 

오랜시간 내가 바꿀 수 없는 문제, 계속 생각하더라도 상황이 바꾸지 않은 문제를 오랫동안 끌어안고 지냈다. 고민하는 시간에 그냥 글 몇 자 끄적이거나 강의교안 몇 페이지 누군가에게 공유하는 일이 훨씬 더 의미 있었을 것이다.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고 온갖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실제로 나아지는 것은 없고 불안의 감옥에서 나는 벌벌 떨고 있었다. 그나마 도움이 되었던 콘텐츠가 생각하는 시간과 행동하는 시간을 구분하라는 내용이었다. 일주일에 날을 잡에서 하루, 이틀은 생각만 하고 나머지 날들은 행동만 하면 전진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했는데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무엇인가요?

이제 겨우 입에 풀칠하기 시작한 사람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세상에는 나 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 많고 내가 하는 말과 글이 전혀 특별하지 않음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나의 재산 총액이 80%가 날라갔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아니 그 이상의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 당 몸값을 높이거나 내 비즈니스를 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 나는 이제 막 출발선에 선 사람이지만 그렇다고해서 늘 꼴지에 머무르는 생각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내가 현장에서 겪고 사람들을 통해서 배운 것과 학습하고 고민한 것은 분명히 사람들의 업무와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은 확신을 가져야 한다. 


- 현실을 받아들임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주도성 

 

내가 바꿀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 머리싸매고 끙끙 앓는 것을 그만할 수 있고 내힘으로 통제가 가능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부분에서 방법을 찾을 수 있다. 


- 그 장애물이 당신에게 가져다주는 선물은 무엇인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것을 해야하는 이유를 찾는 것 

무엇을 제대로 할 수 있을 지 모르는 불안함, 몰입할 수 없는 절대적인 시간 부족과 환경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것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게끔 만든다. 이런 열악한 상황과 불안한 마음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다면 그 - 일이 바로 재미와 의미가 교차하는 지점이 될 것 같다. 

수많은 실패 이력서에 경력 한줄이 업데이트 될 수 있다. 내가 시도하는 모든 일이 완벽하게 다 잘 될 수 없겠지만 10번을 시도 했을 때 겪게 되는 실패를 통해서 두려움을 이기는 강인함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돌이켜 보면 지금 했던 고민들이 1-2년 전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간이 변할 수록 고민의 수준이 높아져야 하는데 계속 그 상태로 머물렀다. 그 때에도 이게 될까? 될까? 만하다가 시간을 보냈고 차라리 그 시간에 뭐 하나라도 꾸준히 했다면 비록 실패를 하더라도 이건 나의 것이 아님을 받아들이는 계기라도 되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 장애물을 통해서 뭐라도 하는 것이 하지 않고 고민만 하는 것보다  나음을 여실히 알게 되었다. 


<정리>


완결하기 전에 감히 실패라는 말을 붙이지 말라. 

지금까지 내가 나의 장애물로 인식하고 제대로 된 도전을 하지 않았던 것은 실패라는 말조차 붙이기 아깝다. 장애물을 찬찬히 들여다보는것은 내가 어떤 시도를 했을 때 한계를 만나며 방법을 찾고 next-step으로 나아갈 수 있는 지도와 같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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