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사람만이 자기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나는 생각이 정리되지 않을 때마다 말을 더 많이 했다.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었고, 설명하고 싶었고, 공감받고 싶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말은 많아질수록 산으로 가고 그러다가 복잡해 지기 일쑤였다.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정리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말 대신 펜을 들었다.
그게 내가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였다.
처음에는 그저 감정의 쓰레기통 이었다.
어디에도 쏟아낼 곳 없는 말들을
이면지, 노트, 메모앱 같은 곳에 쏟아 냈다.
"요즘 너무 예민한 것 같다."
"내가 왜 그 말을 거기서 했지?"
"나는 왜 늘 이렇게 느끼는 걸까?"
지금 다시 읽어보면,
정재되지 않은 감정들로 엉켜 있었지만,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다.
"쓰는 사람은 정리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 글쓰기의 쓸모 중 -
어디에도 쏟아낼 곳 없는 말들을 몇 줄이라도 써두면,
생각이 흐트러지기 전에 형태를 잡을 수 있었다.
말로는 설명이 안되어 어버버 했던 것도,
글로 써보니 내가 먼저 이해하고 말을 하기전 정리를 할 수 있었다.
"글을 쓴다는 건 혼란을 의미 있는 질서로 배열하는 일이다."
하루에 5분, 짧게라도 기록을 남겨두면
그날 있었던 감정의 흔적이 가라앉는 것을 느낀다.
쓰면서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걸까?
몇일 뒤,
그 기록을 다시 마주했을 때의 위로는 예상 밖이었다.
"그 글을 쓸때는 괜찮지 않았지만, 결국 지나가는 일이 었구나."
기록은 그 순간을 붙잡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을 지나온 나를 보여주는 "펜시브" 와 같은 것이 었다.
( 여기서 펜시브는 해리포터의 덤블도어 방에 있는 기억을 저장 할 수 있는 유물 이다. )
나는 이제 알 것 같다.
생각을 바꾸는 건 말이 아니라 글이다.
말은 흐르고, 글은 남기 때문이다.
"쓰는 사람은 더 깊은 질문을 던지게 되고,
결국 자기 자신에게 더 솔직해진다."
글을 쓴다는 건 단순히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정리하고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과정
이라고 생각 한다.
지금도 감정이 엉킬 때 나는 무조건 펜을 든다.
처음엔 아무것도 아닌 말들이 몇 줄 지나면 맥락을 만들고,
다시 읽을 수 있을 만큼의 형태를 갖춘다.
형태를 갖는 순간,
내가 그것을 다룰 수 있게 된다.
"글쓰기의 쓸모"는 말한다.
"글은 결국, 내가 누구인지 이해하려는 가장 정직한 방식이다."
말보다 느리지만,
느린 만큼 더 깊게 닿을 것이다.
혹시라도 지금 머릿속이 복잡하다면,
말을 하지 말고 한 줄 써보자
"지금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
그 문장이,
당신을 지금 처한 혼란 속에서
한 걸음 꺼내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