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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제베 Feb 04. 2024

LP판의 잡음도 추억이 된다

MBC라디오 '신혜림의 골든디스크'

아침을 건너뛰고 아점을 먹는 관계로 11시쯤 오전 업무를 정리한다. 그때 라디오를 켜면 MBC라디오에서 신혜림의 골든디스크(오전 11시 5분 ~ 정오)가 시작된다. 인트로 시그널 음악에서 LP판이 돌아가는 잡음이 나오는데, 무척 살가운 ASMR 음향 효과로 느껴진다. 학창 시절 용돈이 생기면 좋아하는 레코드판을 사려고 이곳저곳 레코드 가게를 찾아다녔던 갬성이 떠올라서이다.     


몇 년 전, 시골집 장롱을 정리하다가 어머니께서 박스테이프로 꽁꽁 묶어놓은 레코드판을 발견했었다. 잊고 지냈던 청춘 때 들었던 LP판의 일부였다. 그날 밤 캔맥주를 마시며 한 장 한 장 세월의 냄새를 맡으며 젊은 날을 회상한 적이 있었다.      


7080 갬성이라면 생맥주와 통기타 그리고 청바지였다. 당시에는 DJ가 있는 음악다방이 유행했었다. 광주 충장로에도 이름이 멋진 음악실이 많았다. 겨울나그네, 늘봄, 그랑나랑 등의 음악실에서 생맥주 한 잔에 LP판의 음악을 신청해서 감상하는 낭만이 있었다.        


워크맨이 나오고 CD가 나오면서 잊혀졌던 지난날의 이야기가 신혜림의 골든디스크 프로의 LP판 잡음 속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당시에 자주 먹었던 점심은 무엇이었을까? 회상에 잠기며 식당을 향한다.     


관련 이야기는

아제베의 [딜레탕트 오디세이]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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