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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쟝아제베도 May 06. 2024

'헐'이 한자라고? 헐~

어느 카페에서 

우연히 거래처 직원을 만난 적이 있었다.

그 직원은

SNS의 글을 재미있게 보고 있다며 

매일매일 글을 올려달라는 덕담까지 하였다. 


그렇다면 가끔씩 

댓글이라도 남겨 서로 안부나 나누자고 했더니 

그 직원은 뜻밖의 대답을 하였다. 


내 말투에는 농담기가 많은 듯한데

내 글에는 뭔가의 엄숙함(?)이 있어 

혹시라도 맞춤법이 틀릴까 봐 댓글 다는 게 망설여진다는 것이었다.

헐(狘)~~~ 


오래 전 포털 알바몬에서 실시한

남녀 맞춤법 선호도 조사를 본 적이 있다. 


이성이 쓴 글에서 맞춤법이 틀렸을 때, 

여학생의 경우 90.3%가 

남학생의 경우 72.7%가 

`호감이 떨어진다`고 답을 했다. 


나는 댓글을 쓸 때 

이모지는 가끔 사용을 해도 이모티콘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모지나 이모티콘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습관상 사용하지 않을 따름이다. 


이모티콘 중에 ^^의 의미는 모르지만 

여성스럽게 ^^을 붙인 문장은 귀엽기도 하다.

여기서 여성스럽고 귀엽다는 것은

남성이 사용하면 귀엽지 않다는 의미도 된다.

물론 내 취향으로 말이다. 



오래 전의 이야기 중에

어느 숙녀가 하야트(Hyatt) 호텔을 하이트 호텔로 읽는 바람에 

남자에게 결별선언을 들어야 했던 이야기가 있다. 


어느 소설에서도,

여자가 얼굴도 예쁘고 괜찮은데 

대화 중에 ‘얼른’을 ‘얼룽’이라고 해서

남자는 그만 실망하고 만다는 내용이 있다.


근데 이런 남자의 까다로움이라면

잘 헤어졌다는 생각이다. 


그러면서 혹시,

나도 이런 남자류가 아닐까를 생각해 본다.

나도 기피하는 말투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전라도 사투리를 쓰기는 하지만

SNS상에서 얼릉, 긍께롱, 그랬어염(욤),  이뿌당... 

같은  말투가 반복해서 나오면

왠지 대화를 계속 이어가고 싶은 생각이 줄어든다. 

상대방의 말투에서 내가 받아들이는 정서적 호감도가 다르다는 것이리라. 

또한 

내가 나이 들었다는 것이고. 


대화라는 것은 

너무 경직되어 사용하는 것보다는

신조어나 20대의 말투를 적당히 사용하는 것도

때로는 정겨움을 느낄 수는 있을 것이다.

다만,

과유불급의 범위 내에서라면... 


사족 하나,

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헐~’ 이

뜻밖에도 한자에 있는 문자라고 한다. 


<狘> 이라는 한자인데

본음(本音)은 ‘헐’ 또는 ‘월’이라고 한다. 

사전을 찾아보니

1. (짐승이)놀라 달아나다 

2. 짐승 이름 a. (짐승이)놀라 달아나다 (헐) b. 짐승 이름 (헐) 

라는 뜻이라고 한다. 


근데 

한자 '헐'과 학생들이 사용하는 '헐'이 

같다는 것은 쬐~끔 무리인 것 같은데?


잘못 쓰는 일상어는

아제베의 [딜레탕트 오디세이]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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