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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활력과 최저시급의 계산

by 쟝아제베도

평생직장이 점점 사라져 간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사회의 흐름에 어제까지 안정된 회사가 오늘도 안정된 회사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대기업도 어느 날 사라지는 현실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안정된 직장을 찾지만 모두가 안정된 직장을 찾을 수는 없다. 특히, 3포, 4포에 이어 5포 세대라는 신세대는 기성세대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취업 분위기에서 흐느적거리고 있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고전평론가 고미숙은, 지금의 시대는 ‘백수의 시대’라고 했다. 청년백수, 정년백수, 노년백수. 따라서 지금의 취업 철학은 ‘백수’가 정답이라는 것이다.


루소나 장자의 '자연으로 돌아가자'라는 콘텍스트는, 생계를 위한 직업을 버리고 모두들 산속으로 가자는 이야기가 아니듯, 백수라는 표현은 일하지 않고 그냥 빈둥거리며 논다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인간은 어디에서든 기본적인 노동을 해야 한다. 속세를 떠난 수도승도 운력(울력)이라는 노동을 하지 않던가.


고미숙 작가나 최민석 작가는 백수로 살다가 인문학 작가와 소설가의 직업을 얻었다. 백수로 살다 보면 자신의 새로운 출구가 생긴다는 것인데, 본인의 재능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팩트는 기저에 깔아놓고 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백수라는 표현은 대기업이라든가 정규직이라든가 하는 치열한 취업전선에서 한 발 물러나 하루하루 사는 것 자체를 ‘직업’으로 여긴다는 의미이다. 즉, 직업 따로 인생 따로가 아니라 삶의 ‘통째’가 직업 되는 것이다. 공감이 가는 이야기다.


KakaoTalk_20241127_145105763.jpg 이 사진도 벌써 10년이 되어가네...


나는 십수 년 전 IT창업을 하면서 할리우드식 직업에 관심을 가졌었다. 영화 한 편을 만들기 위해 관련 종사자가 일시적으로 모여 영화를 만든다. 영화가 완성되면 각자 흩어져 힐링의 여행이라든가 새로운 신기술을 보강한다. 다시 또 새로운 영화제작이 시작되면, 그때 또다시 만나 함께 일하는 방식으로 어찌 보면 프리랜서와 비슷한 직업패턴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IT개발자인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을 가졌다. 할리우드식 직업 분위기로 개발 분량에 따라 프리랜서들과 일을 하고 있다. 망중한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삶의 통째가 직업'이다 보니 휴무의 개념이 희미해진다는 단점이다. 간 밤에도 사촌들과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와 밤늦게까지 프로그래밍을 했다. 또 다른 단점(?)은 명함의 주소가 자주 바뀐다는 것이다.

소리 따라 흐르는 소리꾼도 아닌 내가,

디아스포라도 아닌 내가,

광주, 후쿠오카, 도쿄로 떠돌며 일을 하다 보니 명함도 많이 바뀌었다. 나는 명함이나 휴대폰 번호가 자주 바뀌는 사람들은 왠~지 진정성(?) 의미가 퇴색되어 보여서인지, 나에게는 이게 단점으로 투영된다.


코로나 시국이 지나고, 세월이 흘러 두 번째 서른이 지났다. 자연스럽게 반은퇴 상태로 지낸다. 이제는 명함을 바꾸고 싶어도 바꿀 상황이 되지 못한다. IT업무로 거래처 유지보수를 최저시급 정도의 업무만을 하고 있다. 말 그대로 최저시급 정도의 노동이다. 하지만 작은 노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연금과 더불어 생활의 활력이 되고 있다.

근데,

나는 지금 최저시급의 계산이나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


2025년 최저임금 시간급 계산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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