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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입양한다는 것의 의미 2

고양이 입양 첫날

by Traveluke
처음 만남. 노려보는 녀석

고양이를 데려오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했습니다.


이동시간 1시간 30분 내내 불안한 듯 야옹야옹 안쓰럽게 계속 울더군요.

케이지 안에 고양이가 좋아하는 캣닢을 흩뿌려 두었는데 효과는 없었습니다.

시야를 가리면 안정이 된다는 말에 담요로 케이지를 감싸두었지만 이 또한 효과가 없었습니다.


야옹야옹 울 때마다, 괜찮아 괜찮아 말하며 새끼 고양이의 눈을 한 번씩 마주쳐 주었습니다. 이 또한 효과는 없었습니다. 야옹 소리가 너무 클때면,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까 의식하며 전전긍긍하게 되더군요. 공공장소에서 아기가 울 때 당황해서 애를 달래는 어머니들의 마음이 이해가 가더군요.

두 달간 함께 지내던 엄마 고양이와 남매 고양이들을 두고 떠나오니 두렵고 낯선 것이 당연할 터였습니다.


담요로 시야를 가린다.


울다지쳐 잠든 녀석


불안한 고양이와 나의 마음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마지막 도착지점인 집으로 마침내 도착했습니다.

방 한 곳에 케이지를 두고 암막 커튼을 쳐 집안을 어둡게 해두었습니다. 최대한 소리가 안 나도록 조심하며, 잠시 숨을 돌렸습니다.

집 도착


녀석은 한참 동안이나 케이지 안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물과 먹이를 케이지 문 앞에 두고 시간을 두었습니다.

살아는 있는지 뭘 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홈캠을 케이지가 보이도록 설치하고 관찰을 했습니다.

고양이 입양 첫날 주의해야 할 내용에 대한 유튜브를 정독한 지라, 고양이를 부른다던가 억지로 케이지 안에서 뺀다던가 하는 자극을 주는 행위를 일절 하지 않았습니다.

2시간 정도 지나도 많이 긴장한 탓일까 녀석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습니다.

나와줘!

처음에 새로운 곳으로 오면 작은 공간부터 시작하라는 말에, 오피스텔 1.5룸의 중문을 닫고 안쪽에 케이지를 두고 있었습니다.

좀처럼 나오지 않는 녀석

와이어가 끊어진 중문 틈 사이로 녀석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미리 준비한 고양이 낚시대를 슬쩍 케이지 앞까지 던져보았습니다. 녀석이 호기심을 보이며 냥냥 펀치를 날리는 반응을 하더군요. 새끼 고양이라 호기심을 어쩔 수 없는 모양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케이지 입구 쪽에서만 머물 뿐 나오지는 않더군요.

두렵지만 호기심은 많아 두리번 거린다.

비장의 무기를 꺼냈습니다. 바로 츄르죠. 녀석은 케이지 밖으로 나올 뿐만 아니라, 제 무릎까지 올라오더군요. 긴장이 한결 풀렸나, 주변의 냄새를 맡으며 탐색하기 시작합니다.

마침내 나온 녀석

휴, 한숨 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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