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병원 가기
새끼 고양이가 태어난 지, 2달이 지나면 어미한테 물려받았던 항체들이 없어지기 때문에, 백신 예방접종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주말에 백신 접종을 하러 동물 병원에 갔다.
케이지에 들어간 녀석은 울부짖었다. 케이지를 담요로 감쌌건만 노력이 무색하게도 케이지 망 사이로 발을 뻗어 가며, 처절하게 울었다.
도보 8분 거리에 있는 병원에 가는데 참 애를 먹었다.
동물 병원에 처음 온 것은 깜냥이뿐만이 아니었다. 바로 나도 처음이었다.
접수를 하는데, 용지에 반려동물의 이름을 적는 칸이 있었다. 이름을 공란으로 내니, 접수하시는 분이 "아이 이름이 머예요?"라고 물어보셨다. 아직 이름을 못 지었다고 하니, 알았다고 하셨다. 깜냥이는 임보처에서 지어준 임시 이름이다. 마치 소아과에 아이를 데리고 온 아빠가 된 기분이 들었다.
방문한 곳은 고양이 친화 동물 병원으로 고양이 전용 대기실이 있었다. 대기중인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곧바로 진료실로 들어갔다. 사람 좋아 보이는 안경 낀 중년의 수의사 선생님이 하이톤의 목소리로 반겨주었다.
수의사 선생님은 케이지 문을 열고 깜냥이 혼자 나오도록 유도하셨다.
호기심 많은 녀석은 혼자 나왔다.
스트릿 출신인 깜냥이에 대해 말씀드리니, 몸 이곳저곳을 살펴보시고 귀 청소를 해주셨다. 전체적으로 건강하다고 하셨다.
태어난 지 딱 2달 된 깜냥이의 몸무게는 1.13kg이었다. 평균이라고 하셨다.
수의사 선생님께서 오늘은 입양한지 얼마 안 되어서 적응이 필요하고, 또 병원 첫 방문이라 구충제만 목뒤에 바르기로 했다. 접종은 10일 뒤에 하기로 하였다.
귀가하는 길에도 어김없이 녀석을 울부짖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