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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루다언니의 말맛 Feb 12. 2022

#04. 치유라고 쓰고 치료로 읽었다.

치유라고 쓰고, 치유로 읽어야 했는데......


사람과 마주할 때마다 겁이 났다. 사람을 마주하면 대화를 한다. 분명 내가 있었고, 내가 말한다. 잠시 후 머릿속이 텅 빈다. 허공으로 흩어진다. 내가 아닌 다중이들을 비집고 나온다. 말하고 있지만 무슨 말을 쏟아내는지 내가 모른다. 상대의 눈동자가 초점을 잃는다. 무엇인가 내 안으로 거침없이 밀고 들어온다. 내면의 불안과 두려움. 이내 나는 작아진다. 오늘도 내 안의 내면 아이를 지키지 못하고 가면 속으로 숨어버린다. 



겉은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내심 밝은 척하며 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게 나는 내면 아이에게 미안해서 더 아파한다. 밝게 웃으면서 내면 아이를 달랜다. 웃음 뒤에는 실망이 있다. 내면 아이가 나에게 많이 실망한 거 같다. 죽을 만큼 아파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나 스스로가 진단을 내린다. 



그것은 곧 무기력 세계로부터 나를 인도했다.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은 두려움으로 가득 찬다. 무기력도 학습된다. 계속 그렇게 나는 지난 2년을 내면의 다중이로부터 벗어나고자 용기와 도전, 실패를 반복한다. 



뭐든 내가 먼저여만 했던 마음을 내려놨다. 내면 아이가 원하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독서를 원하면 독서를 했고, 대화를 원하면 마다하지 않고 대화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책을 읽어야 했고, 횡설수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무엇이든 써야만 했다. 내면 아이를 치료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기적 같은 나날이 찾아왔다. 


https://blog.naver.com/dool04/222617861033


<공황장애가 시작되었습니다>를 집필한 정윤진 작가와 인연이 되어 함께하게 되었다.


"그래, 글쓰기를 배워보자"


마음 한가득 실은 용기를 냈다. 의도치 않게 내면 아이의 어린 시절을 들여다보았다. 수다가 늘 만큼 그녀의 코칭은 마법 같은 날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일상에서 힘든 일이 있어도 전혀 힘들지 않았고 즐거웠다. 모든 것이 긍정적인 생각에서부터 시작해서, 글쓰기에 집중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했다.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은 공감을 함께 해줬을 뿐인데 나에겐 큰 힘이 되었다. 모두가 내게 의사이자 멘토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내가 전혀 해 본 적 없는 모임이었지만, 대화 속에서 시원함을 느꼈다. 그렇게 나는 치료받고 있다는 안정감이 들었다. 용기와 도전으로 내 하루가 쌓여가고 있고, 하루하루가 설레고 즐거운 일상이 고마울 정도였다.

오늘은 기다려왔던 오프모임이 있었다. 본업 덕분에 수많은 연예인을 만나도 싸인 한 장 받은 적이 없었다. 오늘은 아침부터 그녀의 싸인을 받기 위해 정윤진 작가의 책을 챙겼다. 1:1 코칭을 받을 때 싸인해 달라며 조심 스래 책을 내밀었다. 그런 내가 부끄러웠는지 그저 미소만 배시시 나왔다.


특강이 진행될 때마다 난 내면 아이에게 자랑하며 떠든다. 


"어쩜 저리 군더더기 하나 없이 말을 잘할까"


"말의 흐름에 흔들림조차 없어" 


"대박... 치료사 해도 되겠어... "


내면 아이도 인정하는지 어찌나 말을 잘 듣고 따라주던지...... 그런 능력 있는 그녀가 빛나 보였고 그 자체만으로 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오늘에서야 새삼 '치유'라는 단어와 의미가 새로이 새겨졌다.



이루다 김정희 님 자신 안의 치유의 힘을 찾으시기를...



난 그동안 내면 아이를 돌보기 위해 치료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행동은 <그저, 작가 1기>로 이어졌고, 글쓰기를 통해서 치유의 길을 걷고 있다.


치료: 병이나 상처 따위를 잘 다스려 낫게 함
치유: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것



치료나 치유란 말은 같은 의미를 담고 있으나 확연이 달랐다.


그래 난 내가 아파서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것이 아닌 심리적인 안정감이 필요한 '치유'가 필요했구나.

놀라운 기적이다. 뜻의 의미를 알고 나서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공황장애가 시작되었습니다> 저자이자 나의 스승이자 멘토. 그녀의 힘은 참으로 놀랍다. 정윤진 작가의 '치유'라는 단어로부터 나는 성장도 하고 있었음을 느꼈다. 글쓰기 과정을 진행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  희망이란 빛이 나를 향해 비추어주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글쓰기란 '치유'의 힘을 내게 알려준 기적 같은 존재다. 글쓰기는 앞으로도 나를 치유의 삶으로 이끌어줄 것이다. 그 기적 같은 나날이 담긴 이야기들을 담아볼 것이다. 




어떻게?
.
.
.


나 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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