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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fka Mar 16. 2024

dookie 30주년 라이브


https://youtu.be/_6rUbvJpYlw?si=IQU2Oke0dWyjejny


  언제나처럼 유튜브에서 이 영상 저 영상 보다가 알고리즘에 이끌려 이 라이브를 봤다. 영상을 보는 순간, 30년 전 이 노래를 듣던 당시의 상황이 마치 어제일처럼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때 살던 아파트 구조와 매번 너무 세게 닫혀 '나중에 부서지는거 아냐' 걱정했던 현관 문, 복도식 아파트 특유의 소음, 거실에 있던 TV와 비디오, 책장 그리고 벽지  긁힌 자국들까지 모든게 너무 또렸했다. 그리고 음악이 흐르면서 점차 나도 영상 속 환호하는 사람들과 같은 표정이 되었다.



   1994년에는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는) 인터넷을 하는 사람이 많이 없었다. 그래서 지방에서(서울도 마찬가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pop 음악을 들으려면 라디오 심야 음악 프로그램을 듣거나 해외 방송을 보는 수 밖에 없었다. 마침 위성tv를 보는 것이 유행이어서, 우리집은 문화일보를 구독하는 조건으로 위성tv를 봤다. 신문을 구독하면 공짜라면서 홍보할때는 채널이 100개가 넘는다고 자랑했지만, 실상은 말을 알아듣지 못하니 스포츠 방송이나 음악 방송을 빼면 볼게 없었다. 나는 주로 홍콩 star tv의 채널V를 봤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었던 pop 음악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이 나름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도 있었다.



  영상의 첫곡인 basket case도 채널v를 통해서 봤던 것 같다. 물론 그때는 punk가 뭔지, 가사가 어떤 내용인지도 몰랐지만 그냥 신나서 좋았다. 그런데 1994년, 미국으로 부터 아주 아주 먼 극동 아시아에 살고 있던 나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 했다. 아마 처음에는 아무도, 그리고 green day 자신들도 몰랐을 거다. 5년의 무명생활 끝에 발매한 3집 앨범이 미국에서만 1200만장이 팔리고 전세계적으로 2500만장을 팔리면서 락 역사상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한 앨범 가운데 하나가 될 줄은, 이 조촐한 트리오가 락앤롤 명예의 전당에 오르게 될 줄은, punk 밴드가 35년이나 그룹을 유지할 줄은.



  예전에 공개수업을 하면 정리 활동으로 두 줄 생각을 자주 했다. 두 줄 생각은 공부한 내용을 자기말로 표현하는 활동인데, 예를 들면 'a는 b다. 왜냐하면 c이기 때문이다.' 같은 것이다. 나보고 이 영상을 보고 떠오른 생각을 두 줄 생각으로 표현하라고하면 아래 처럼 표현하겠다.



"음악은 가장 쉬운 타임머신이다. 음악을 들으면 그 음악을 듣던 순간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르기 때문이다."



아래는 관객 목소리가 많이 들어간 버전인데 도저히 어느게 나은지 모르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hTtBisVJPP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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