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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fka Jun 22. 2023

경력이 많은 교사와 경력이 적은 교사의 동기유발 방법

동기유발 방법

  저는 운이 좋게도 다른 선생님의 수업을 볼 기회가 많이 있었습니다. 부설학교에 근무한 덕에 훌륭한 동료 선생님들과  교생 선생님들의 수업을 볼 수 있었거든요. 나중에 얼핏 따져보니 5년 동안 제가 피드백해드린 수업만해도 600여 차시가 넘을 정도였습니다. 또 2015 개정 교육과정 교과용 도서 교수학습 자료를 개발할 때에는 전국에 있는 훌륭한 선생님들이 어떤식으로 수업을 구성하는지 간접적으로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재미있게도 동기유발 부분에서 경험이 많은 선생님과 경험이 적은 (교생) 선생님 사이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물론 지나친 일반화 일수도 있지만 저를 포함해 많은 선생님들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해, 이 글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제가 만난 많은 교생 선생님들은 수업을 준비할 때 동기유발에 지나치게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경향이 있으셨습니다. 몇몇 수업은 동기유발은 화려하지만 정작 활동은 부실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정말 재미있고 남다른 수업을 하고싶으셨을 수도 있고, 경험이 없다보니 시간이 부족해 동기유발 밖에 준비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둘 다 바람직한 모습은 아닐겁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일시적인 흥미나 수업자의 개성이 아니라 학생들의 성장이고, 이 때 필요한 것은 충분한 ALT(Academic Learning Time)일테니까요. 또 교생 선생님들은 학생의 주의를 끄는 유형의 동기유발을 준비하시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동기유발에 학생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게임 캐릭터를 등장 시킨다거나 당시에 유행하는 밈(Meme)을 접목하는 것들 말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대부분 효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순간적인 흥미는 대부분 공부하고자 하는 의욕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기대와 다르게 학생들의 주의를 분산시켜 오히려 수업 분위기를 해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앞서 소개했던 교생 선생님들과는 반대로 경험이 많은 선생님들은 상대적으로 쉽고, 다양한 유형의 동기유발을 사용하셨습니다. 여기에서는 개인적으로 감탄했던 대전의 김ㅇㅇ선생님과 대구의 임ㅇ 교감선생님의 예를 들겠습니다. 대전의 김ㅇㅇ선생님은 6학년 1학기 사회에서 인구분포를 지도하며, 동기유발로 쉬는 시간에 학생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과 그 곳에 모이는 이유를 찾게 하셨습니다. 학생에게 익숙한 소재를 이용해 인구분포의 의미와 이유를 생각하게 하면서도 교사에게 준비 부담을 주지 않는 동기유발이어서 보면서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대구의 임ㅇ 교감 선생님께서는 6학년 2학기 사회를 가르키시며, "오스트레일리아와 그린란드 가운데 더 큰 것은 무엇일까?", "지도를 보면 그린란드가 더 큰데 왜 오스트레일리아는 대륙이라고 하고 그린란드는 섬이라고 할까?"를 동기유발로 제시해 지적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학생들을 탐구로 이끄셨습니다. 


  동기 유발과 관련해 가장 많이 인용되는 이론은 켈러의 ARCS이론일 것 입니다. 켈러는 동기유발을 위해 고려해야 할 요소들의 첫 글자를 따서 ARCS이론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거칠게나마 4가지 요소를 설명 하면 주의집중(Attention)은 학습과제에 대한 흥미, 관련성(Relevance)은 학습의 필요와 목적에 대한 지각, 자신감(Confidence)은 성공에 대한 신념, 만족감(Satisfaction)은 성취에 대한 보상을 의미합니다. 이렇듯 수업 전반에서 동기를 유발하기위한 다양한 전략이 있음에도, 경험이 적은 선생님들께서 학습과제에 대한 감각적 흥미만을 강조하는 것은 정말 아쉬운 일입니다. 재미만을 위한 동기 유발이 휘발성이 강하고, 준비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제 아이들이 뭘 재미있어 할까를 넘어,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고민하게 만들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자신감, 만족감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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