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아무리 나에게 익숙한 나라였다고는 하지만,
40이 넘어서 낯선 땅에서의 도전은 쉽지만은 않았다.
그 중에서도 3가지 정도가 나를 힘들게 했었던 것 같다.
첫 번째로 오키나와의 습기
여행 할때는 잘 몰랐던 오키나와의 그 습기는 상상을 초월했었다.
한국에 다녀올 일이있어 3일정도 집을 비웠는데, 화장실이며 방이며 온통 곰팡이로
도배된 모습을 보고 '아 옆집 사람이 24시간 에어컨을 틀어놓고 다니는 이유가 있었구나'
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또한 한 여름엔 냉방병 걸리기 딱 좋아 보였는데 잘 때는 에어컨을 틀고자니 춥고,
자고 일어나서 조금만 움직여도 땀범벅이 되는 통에
낯선 이방인은 체온조절을 어떻게 해야 할지 처음엔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비라도 오는날의 습도는 90%를 가리키고 있었다.
두 번째로 식사
식사는 가족과는 잠시 떨어져서 단신부임이었기 때문에, 혼자서 모든것을 해결해야 했었는데,
아무래도 가장 힘든 부분중에 하나가 먹는 것이었다.
요리에 있어서 아무런 취미도 감흥도 없는 내가 이때는 참 바보같았다.
이후로 약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일본에서 100% 외식을 했는데
그 뒤에 실시한 건강검진에선 이제껏 최악의 결과를 받게 되었었다.
아무래도 혼자이다보니 대충대충 먹게되고, 내가 편한 시간대에 먹다보니
처음엔 맛집도 찾아다니고 재밌었지만, 문제는 일본의 가정식 요리가
오키나와에서는 대체적으로 본토보다 맛이 없었다.
그리고 관광지여서 외식 물가가 생각보다 오키나와가 저렴하지가 않았다.
술집은 안주가 그래도 맛있었는데, 그러다보니 식사겸 술을 함께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더 몸을 망가뜨리게 되지 않았나 싶다.
태풍이와도 술집만은 영업을하고 손님들은 찾는다는 오키나와였다.
세 번째로 오키나와의 좁은 지역성
일단 오키나와에서 일을 하려면, 오키나와의 특이한 성씨들을 먼저 기억하는것이 좋다.
우리가 흔히 아는 나카무라 상 다나카 상 같은 성씨가 아니라 오키나와 특유의 성씨들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데, 주로 오키나와의 지명을 본따서 성씨를 붙힌 사람들이었다.
사람들은 여전히 순박하고 착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좁은 지역의 특성상
같이 술을 좀 마셔주고 친해져야 비지니스가 좀 원활하게 돌아간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 다 그런거 아닌가 싶다가도 '어? 나한테는 그런정보 안주던데?' 했던 것을
다른 친한 사람에게는 준다던가 하는 일이 좀 많았었다.
그래서 오키나와는 좀 더 깊히 친밀하게 시간을 들여서 접근해야하는 지역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처럼 오키나와에서의 초기 정착은 자연현상, 나와 요리의 상관관계,
그리고 오키나와의 지역특수성등이 맞물리면서, 힘들게 시작했었다.
그래도 나름 정을 붙히면서 시작해 보려 했었고, 새벽 1시까지 스스로 야근도 하면서
고군분투 했던 시절이었다.
이 나이에 신입보다 더 신입같이 불태웠던 시기였고, 열정 하나로 버티었던 시기였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나의 코멘트
철없지만 처음에는 즐겁고 편했던 것 같다.
가족과 떨어져서 육아에서 해방이 되었고,
언어가 통하는 일본에서 생활에 모든게 새로운 시작이어서 조금은 들떠 있었던것 같다.
휴일이면 맛집도 가고, 새롭게 사귀게 된 사람들도 생기면서 조금씩 조금씩 일본에 내 리듬을
맞추어가기 시작했던 시간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