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완성이라 앞으로의 시작이 더 기대됩니다.
어린 여우가
강을 거의 다 건넜을 즈음,
꼬리를 적신다.
-<주역>의 마지막 괘
여우가 강을 다 건너기 전에 꼬리가 젖었습니다.
우주 만물의 운행, 복잡한 인간사의 변화를 정리해 놓은 <주역>의 마지막 메시지가 역설적이게도 작은 실수가 동반된 미완(未完)입니다. 세상 모든 일에는 궁극적인 완성이 없고, 완벽한 마침표는 영원히 찍을 수 없다는 놀라운 비밀이군요.
어떤 일을 시작하면 언젠가는 마침표를 찍어야 합니다.
인생의 한 막을 내리고 또 다른 문을 열고 나가면서 아쉬움이 많은 것입니다. 하지만 다 끝내셨으면 잘 하신 겁니다. 미완의 완성이기 때문에 또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매일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먼 훗날 생각했을 때 추억으로 간직할 만한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계신지요? 그래도 이쯤에서 한 막의 마침표를 조심스럽게 찍어볼까요?
아쉬운 점도 있지만, 그것이 곧 삶의 참 모습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새로운 시작이 더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