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는 따뜻한 선물
우리 아이들은 귀한 생명나무들입니다. 저마다 개성이 넘치는 푸르른 나무로 잘 기르기 위해서는 학교나 학원의 선생님만 믿지 마시고 부모가 직접 정원사가 돼 초등학생 자녀의 수학 공부를 돌봐주셔야 합니다. 누구(Who), 무엇(What), 언제(When)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아이들이 누구(Who)와 따뜻하고 의미 있는 수학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학교나 학원 선생님이라고요? 저는 부모밖에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우리 아이들의 선생님들은 참 좋으신 분들입니다. 하지만 일주일에 수학이 몇 시간 들어 있나요? 한 학급당 학생 수는 몇 명이지요? 40분 수업 시간 동안 여러분 자녀가 선생님과 머리를 맞대고 따뜻한 수학 이야기를 단 몇 분만 나누어도 기적입니다. 그래서 부모님들은 그 틈을 채우고자 학원으로 눈을 돌리지요. 학교가 끝나고 편의점에서 인스턴트식품으로 배를 채운 아이들이 딱딱하고 차가운 학원 의자에 앉아서 선생님과 따뜻한 수학 이야기를 나눌까요? '응용문제' '기출문제'로 가득 찬 숨 막히는 학습지를 기계적으로 풀다가 집에 돌아와 스마트폰을 보면서 잠드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보셔야 합니다.
둘째, 초등학교 수학을 통해 무엇(What)을 배워야 할까요? 중·고등학교 수학은 물론 성인이 돼 마주하게 될 삶의 문제 해결을 위한 '좋은 습관'을 터득해야 합니다. 수학 문제 해결은 실패와 성공, 모험과 시행착오가 뒤섞여 있는 작은 프로젝트입니다. 요즘엔 인터넷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맛집이나 검증된 장소를 미리 예약하고 여행을 떠나지요. 길을 잃고 헤매는 시행착오는 불필요한 사치가 돼 버렸습니다. 이미 잘 알려진 모범 답안의 방법대로만 따라가지 마시고, 자녀와 함께 모험을 해보셔야 합니다. 틀려도 좋습니다. 실패한 경험이 훗날 더 큰 선물로 돌아옵니다. 자녀가 '20×3'을 어떻게 계산하는지 질문하면 어떤 답을 해주시겠어요? '2×3'을 계산한 다음에 뒤에 0을 붙이면 된다는 식으로 가르치면 아이들이 수학을 그냥 외우게 됩니다. 자녀 손을 잡고 직접 마트에 가셔야 합니다. 20개씩 묶인 생수 3묶음을 찾아 직접 세어보세요. 관찰하고 실험하고 탐구해 보는 좋은 공부 습관을 길러주십시오. '습관이란 인간으로 하여금 어떤 일이든 가능하게 해준다.' 러시아 문호 도스토옙스키가 남긴 말입니다. 수학 공부를 통해 터득한 좋은 습관은 인생이란 망망대해를 헤쳐 나갈 크고 튼튼한 배가 된답니다.
셋째, 우리 아이들이 언제(When)까지 부모와 함께 공부를 할까요? 여러분이 아이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공부할 수 있는 시기는 자녀가 초등학생 시절인 단 몇 년밖에 없습니다. 부모와 함께 공부하기 좋아하는 사춘기 중학생은 별로 없을 겁니다. 자녀가 지금 초등학생이라면 정말 다행입니다. 아이들의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퇴근한 다음 바로 집으로 오십시오.
자녀보다 더 소중한 일이 있다고요? 현명한 사람은 노력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과 환경을 바꾼다고 합니다. 자녀와 함께 하루 30분만 수학책을 펴십시오. 위대한 유산을 남겨주고 싶다면 돈이 아니라 함께 공부한 소중한 경험을 물려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아이들 앞에는 드넓은 진리의 바다가 펼쳐져 있습니다. 진리의 바다에서 어떤 꿈을 펼치고 무엇을 경험하게 될지는 전적으로 초등학교 시절 부모와 함께 어떻게 수학을 공부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