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수학 올바로 공부하기 프로젝트 1편
"자녀에게 위대한 유산을 남겨주고 싶다면, 돈이 아니라 함께 공부를 한 소중한 경험을 물려주어라." 필자가 연재하고 있는 '수학을 디자인하다' 코너의 가장 첫 번째 글에서 주장한 내용입니다. 아이의 올바른 지적 성장은 전적으로 초등학교 시절 부모와 함께 어떤 수학을 어떻게 공부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초등학교 수학은 부모님들이 가르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인식이 늘어나면서 학교나 학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직접 수학을 가르치시는 엄마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아빠들까지 합세를 했는데요. 엄마나 아빠가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친다는 신조어 '엄빠표 수학'이 생겼을 정도입니다. 실제로 필자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수학 디자이너 반쌤'과 온라인 카페에서는 부모님들이 아이의 수학 공부를 직접 도와줄 때 필요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활발하게 오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많은 부모님들께서 비전문가라는 이유로 아이들 수학 공부에 손을 대지 않고 학원이나 과외 수업에만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 글의 독자분들 중에서도 엄빠표 수학을 어렵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앞으로 몇 편의 글을 통해 아이의 수학 공부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엄빠표 수학의 가장 중요한 원리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자녀와 함께하면서 수학 대화를 나누는 것입니다. 어려운 수식, 거창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우리 주변의 실생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예로 든다거나 간단한 활동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면 됩니다. 소중한 자녀를 위해서 새로운 지식을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어떻게 설명해 줄 수 있을지 고민해 보신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바로 그 지점이 엄빠표 수학의 출발점입니다. 학교나 학원에서는 학생 수도 많고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과정과 맥락은 보통 생략이 됩니다. 아이들에게 남는 것은 수식으로 가득한 학습지 풀이와 수학 점수가 전부입니다. 그런데 부모님들은 수학 대화의 소재가 많습니다. 가정은 물론이고 마트와 공원에서, 산과 바다에서 자녀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수학과 실생활을 연결할 수 있는 기회가 무척 많습니다.
곱셈을 처음 배우는 아이들이 20 곱하기 3을 계산할 때, 2와 3을 먼저 곱한 다음 뒤에 0을 붙이면 된다고 설명해 주시는 분들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랍니다. 마트에 가서 20개들이 생수병 3묶음을 보여주시면 됩니다. 의미와 맥락이 없는 주입식 교육의 대안으로 엄빠표 수학을 제안합니다.
이어지는 2편에서는 부모님들이 아이와 간단하게 나눌 수 있는 수학 대화의 예를 몇 가지 소개하겠습니다. 3편부터는 '문장제 문제' 풀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겠습니다. 문장제 문제는 실생활 이야기가 나와 있는 '문장'으로 된 수학 문제를 말합니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가르치는 분들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 많이 생깁니다. 수학 디자이너 반쌤이 문장제 문제를 잘 풀 수 있는 비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기대해 주셔도 됩니다. 엄빠표 수학! 성공할 수 있습니다.
[매일경제신문 칼럼 "수학을 디자인하다"]
- 반은섭 '수학 디자이너 반쌤' 유튜버·교육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