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은

by 이수목

햇살 아래서

찬란했던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순간은 일상이 되지 못했다.


이리 떼가 덮쳤을 때 도망가고자 하였지만

목에는 책임이라는 올가미가 걸려 있었다.


그렇게 피가 사방으로 튀고 있을 때

양치기는 뒤에서 웃고 있었다


우리는 눈이 가려지고 두 손은 묶인 채

누군가가 이끄는 대로 걷고 있다


지금 내가 바라는 것은.

목줄기를 타고 흘러내리는 이 피가


이제는 사막이 되어버린 그곳에서

살아가야 하는 너희들이

식물을 피워낼 수 있게끔

충분히 흐르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피어난 숲 속에서 너희들은 살아가라


다시는 그 누구도 믿을 필요가 없게끔

너희들은 그곳에서 강하게 살아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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