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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세라 Apr 05. 2021

영상시대에 글을 써야 하는 이유

결국은 콘텐츠다

집에 처음으로 식물을 놓았다.

혹시 집에 벌레가 생길까, 행여 소중한 생명을 죽일까 두려워  일이 아니라 생각했던 플랜테리어 드디어 관심을 가지게 됐다.

사무실에서 의도치 않게 떠안은 화분에 물을 주며 식물을 기른  2 여가 되자 정을 주고 재미를 붙인  시작이었다.

일주일에 한 번 물만 넉넉히 줘도 별 탈 없이 쑥쑥 잎을 내며 자라는 식물을 보고 있자니 한 생명체에 에너지를 주고 있는 기분이 든다.

되려 식물이 반사하듯 내뿜는 에너지에 기분이 좋아진다.

집에서도 잘 기를 수 있을지 망설이다가 이번 봄을 맞아 집안 분위기도 바꿀 겸, 덜컥 화분 2개를 샀다.

나에게도 드디어 반려식물이 생겼다.



반려식물을 갖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은 아무래도 유튜브다.

유튜브는 다양한 콘텐츠로 가득한 보물창고 같은 곳이다.

요즘은 모르는 것이 나오면 유튜브를 켜고 검색부터 한다.

예전 유튜브가 없던 시절에는 구하기 힘들었던 고급 정보들이 공짜로 돌아다니는 좋은 세상이다.


이번에도 ‘몬스테라 키우기’로 찾아봤다.

예상했던 대로 많은 유튜버들이 올려놓은  좋은 영상들이 즐비했다. 그들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 알아낸 정보들을 영상으로 제작하고 무료로 나누고 있다.

물을 어떻게 줘야 하는지, 어떤 환경을 좋아하는지, 몬스테라 잎이 예쁘게 찢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

알고 싶은 정보들을 모두 찾아보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다.

‘나도 몬스테라쯤은 키울 수 있겠다’ 하고 말이다.



소위 영상의 시대다.

누구나 찍고 누구나 올릴 수 있다.

사람들 역시 전문가 영상이 아니라 어설픈 영상이라도 봐주는 관대함도 생겼다.

글보다는 영상이 더 편하다는 어린 세대들도 쑥쑥 크고 있는 중이다.

이런 시대에 블로그나 브런치를 하기보다는 유튜브를 하라는 충고도 여럿 나온다.

“요즘 누가 블로그를 보니? 돈도 안 되고 힘만 들지. 차라리 유튜브를 해.”

이런 시대를 사는 우리, " 쓰는 능력보다 말하는 능력을 타고났어야 하는데..." 하며 한스러워해야만 할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반은 맞다.

영상 시대에서 살아남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 있다. 그들의 ‘ 어느 정도는 타고나기도 한다.

 ‘라는 , 가지지 못해 아쉽고 아프다.


반은 틀리다.

콘텐츠를 영상으로 표현하는 것은 끼라고 할 수 있지만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능력은 ‘끼’가 아니다.

‘콘텐츠’는 ‘생각’과는 다르다.

표현하고 싶은 ‘생각’을 다듬어 ‘콘텐츠’로 가공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이 과정에 글은 반드시 있어야 할 요소이다.



결국 ‘글’이다.

글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매체이다.

하고 싶은 말을 쓰고, 잘 전달하기 위한 구성을 하고 하나의 기획을 마친 후 영상을 찍든, 완성된 글을 쓰든 한다.

영상의 시대에 브런치와 블로그를 하는 것을 두고 시대에 뒤쳐진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완성한 글은 마음만 먹으면 영상으로도 바꿀 수 있다.

콘텐츠를 담을 그릇이 글이냐, 영상이냐, 그 차이일 뿐이다.

그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능력, 바로 ‘생각’을 ‘콘텐츠’로 구성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영상의 시대? 아니, 콘텐츠의 시대.

우리가 글을 써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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