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엄격한 규율, 자기 실망을 한다면 그만 둘 일이다
매일 꾸준히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3월도 이제 막바지이다.
2021년의 1분기가 벌써 지났다니 역시 시간은 빛보다 빠른 것 같다.
올해 초 내가 세운 목표들을 다시 들춘다.
얼마나 계획에서 벗어나 있을지, 내가 얼마나 바보같이 보일지 싶어 보고 싶지 않다.
역시나 매일 브런치에 글을 쓰겠다는 내 목표가 허망해 보여 나도 모르게 인상이 써진다.
“그러면 그렇지.”
작심삼일은 내 인생에 한 번도 비켜간 적이 없는 만고의 진리라는 걸 다시 깨닫는다.
경계해야 할 건 작심삼일이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실망
어릴 적부터 계획을 짜는 것을 좋아했던 나는 지금도 늘 계획을 짜고 있다.
하루가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다시 차분히 머리를 식히며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해야 할 일을 써놓고 시간 분배를 한다.
다이어리에는 늘 시간 계획표가 여럿 보인다.
시간표를 하나로 정하지 못하고 이렇게 저렇게 자꾸 바꾸는 것을 보면 제대로 실천을 못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성공한 사람들의 삶을 좇고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훔쳐보는 걸 좋아한다.
요즘에야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도 많이 나오지만 예전만 하더라도 티브이나 신문, 책에서 그들의 성공스토리 키워드는 ‘완벽’이었다.
그들 모두 자신에게 엄격하고 자신만의 규율을 지키고 성실한 모습이 보인다.
그런 모습을 보니 성공을 하려면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완벽해지려고 노력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늘 그 끝은 나에 대한 실망이었다.
‘어차피 난 안돼. 난 특별한 사람이 아니야. 인생 뭐 있어? 그냥 편하게 살자.’
실망에 지쳐 스스로를 위로한답시고 삶의 지향까지 바꿔버리고 만다.
이건 완전 모 아니면 도다.
지난 십여 년 늘 이런 상태였던 것 같다.
매일 계획을 세우고, 하지 못하면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우울감을 떨치려 마음을 다스리고, 편히 살라고 다독이면서 말이다.
하지만 얼마 전 내가 깨달은 건 자신에게 엄격하기보다는 상냥할 때 길이 열린다는 사실이었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작심삼일’이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실망이었다.
‘완벽’은 애초에 불가능한 목표, 받아들이자.
‘완벽’이라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목표이다.
이 사실을 받아들일 때 우리에게 완벽한 세상이 열릴 것이다.
모순되는 말이지만 사실 그렇다.
자신을 채근하는 것은 좋지만 그게 완벽을 위해서는 하면 안 된다.
그랬다가는 스스로에게 지치고 모든 것을 포기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뜻대로 되지 않을 때면 자신에게 실망하기 전에 자신이 세운 목표와 규율을 보는 게 먼저이다.
혹시 자신에 대해 과신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누구도 지키기 힘든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를 옥죄고 있던 것은 아닌지 말이다.
그 바람에 자신의 가능성이 보이기도 전에 작은 잎을 싹둑싹둑 치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매일 글쓰기가 목표였으나 자신에게 그럴 능력이 없어 지키지 못하고 있다면 살짝 목표를 바꾸자.
매일 5줄 쓰기, 일주일에 글 한편 완성하기.
이런 식으로 말이다.
완벽을 위한 목표보다는 완벽해지기 위한 작은 목표를 실천해보자.
지금은 티가 나지 않지만 매일매일 나만의 작은 성취감이 쌓일 것이다.
작은 성취감이 모여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처음부터 너무 큰 성취감을 느끼려는 건 기초체력 없이 마라톤을 하겠다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실망감만 느끼게 되고, 매일 느끼는 작은 실망감은 스스로를 좀먹고 말 뿐이다.
자신에게 상냥하게 대하라
자신에게 상냥할 수 있는 건 자신뿐이다.
스스로에게 상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올해 세운 목표는 이미 바꿨다.
‘매일 브런치 1편’은 ‘일주일 1편’으로 나에게 다시 맞췄다.
만약 예전처럼 나에게 실망하고 나를 꾸짖기만 했다면, ‘내가 무슨 브런치야. 내 주제에 무슨...’ 이러고는 브런치를 방치하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한때 내가 그랬던 것처럼.
대신 맞지 않는 목표와 계획은 수정하고 잘 실천하고 있는 ‘블로그 매일 포스팅’과 ‘매일 영어 공부’는 기분 좋게 형광펜으로 강조를 해둔다.
‘잘하고 있어. 완전 칭찬해.’
나중에 또 올해 목표를 돌아볼 일이 있을 것이다.
이번에 다시 설계한 목표가 나에게 작은 성취감을 쌓이게 하고 그 힘이 모여 ‘매일 브런치 1편’을 써나갈 에너지가 생길지 모른다.
그러면 그때 그 목표를 다시 적으면 될 일이다.
어쨌든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책을 내자’는 목표를 위해 올해 목표를 살짝 조정해 나에게 상냥해질 때이다.
자신에게 상냥하자.
그래야 세상도 나에게 상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