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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딱선이 Jun 16. 2023

어느 날 작가가 되어버렸다.

브런치 작가로 선정!

(꺅~! 가문의 영광!)

한번 고배를 맛본 경험이 있어 더 기뻤다!

(단번에 된 사람도 있지만, 

한번 고배라 쓰며 은근한 자랑을 해본다.)


하루 종일 브런치에 대한 생각만 했다.

어떤 방향으로 이야기를 쓸까,

어떻게 매거진을 구성할까,

작가명은 뭘로 해야 하지,

사진은 뭘로 하고?

자기소개를 썼다 지웠다 반복, 계속 수정했.


카톡 프로필에 브런치 작가된 걸 

인증할까? 말까?

지인들이 알면 내 글을 읽을 텐데,

(착각 속에 살아감. 그러나 진심.)

이미지 관리를 좀 해가며 글을 써야 하나.

개인정보 너무 드러나나?

아니다, 편히 쓰려면 인증 안 하는 게 낫겠다.

근데 혼자만 알고 있으려니 또 아쉽네?

왔다리 갔다리하는 이런 쓰잘 때기 없는

생각과 고민들로 하루를 채웠다.


일단 의 현 상황에 대해 써야 할 것 같았다.

(아무도 궁금하지 않음. 구독자도 없.)

그래서 현재 휴직 중이라는 글을 썼다.

나름 신중히 썼는데, 마음에 들진 않았다.

어색했고, 보여주기식 글 같은 느낌이었다.

성구빠(남편)에게 여줬다.

그는 솔직한 평가를 해줬다.

무엇을 말하려는지 모르겠고,

좀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고 했다.

더불어 너무 잘 쓰려  느낌이고.

잠시 의기소침했을 뿐 상처는 받지 않았다.


, 그랬다.

짧은 시간 동안 

나는 심각한 작가병에 걸 있었다.

명색에 작가니까 그럴 싸하게 써야지 하며

제대로 똥멋을 부리고 있었다.

사실  그런 캐릭터가 아닌데.


평소 그 흔한 김 작가 중 한 명인

김작가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등록해 놓은 작가명이 "김작가"였다.

그랬던 내가 어느 날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어

름 공신력 있는 작가가 된 거였다.

비록 성구 서실(딸)이 외엔 아무도 모르는

작가지만,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 

나도 모르게 어깨뽕이 한껏 솟던 상황.

뭔가 쓰고는 싶은데 잘 써지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았다.


다시. 진짜 나로 돌아가야 했다.

우선 작가명을 바꿔봤다. 김작가는 무슨,

나는 철딱서니 없는 사람인데.

그래_

작가명: 철딱선이

그러자 거짓말같이 나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스멀스멀 일었다.

머릿속 생각이 일기를 써 내려가듯

(일기 맞다.) 술술 써졌다.

이게 내 모습이지.

이게 내 타일이지.


타이틀이란 게 참 그렇다.

작가 타이틀을 얻어 한참 작가 흉내 내

자신을 보며 이 참에 느낀 바가 있다.

살면서 얻은 타이틀로 나를 포장해 왔구나.

포장이 생각만큼 예쁘게 되지 않으면

스스로를 괴롭혔구나.

착한 학생,  따뜻한 엄마,

좋은 아내, 스마트한 직장인 등.

본질적인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철이 들고 싶지만 철이 덜 든,

그러나 철 들려 부단히 노력하며 는 인간인데.


이번 기회에 한 스푼 니다.

그렇게 

날것 그대로의 철딱선이가 되기로 어요.


어느 날 작가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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