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랏에서,

배낭을 멘 리리

by 리와 리


뚜이호아에서 아침 7시 30분에 출발하는

우등버스를 타고 달랏에 가기로 했다.

슬리핑버스와는 다른 컨디션에 살짝 당황했고

2층으로 자리를 잘못 잡은 탓에

꽤 불편했으나

여행지에서의 불편함은 불편하기만 한 건 아니다.

나름의 환기와 나를 새롭게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계속해서 자세를 바꿔가며 창문 밖 풍경을 감상했다.


버스가 멈춰서는 게 느껴졌고

'리'는 화장실을 다녀왔다.

그런데 꽤 오랫동안 정차해 있길래

둘은 버스 밖에 놓인 쪼리바구니에서

쪼리를 하나씩 신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화장실 주변에도 버스 주변에도 사람들은 없었다.


다들 어디를 간 걸까, 하며

사람들을 찾으러 나섰다.

그런데 바로 옆 식당에서

다들 밥을 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모습에 우리는 웃음이 터졌는데

안도감 같은 게 느껴지기도 했고

무엇보다 다들 삼삼오오 모여 밥을 먹고 있는

모습이 정겹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기사분들은 앉아서 밥을 먹으라며

손짓을 했고 우리는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 커피를 마셨다.


슬리핑버스에서는 보지 못할 낮의 풍경들을 보며

달랏으로 향했다.

구글 지도를 보며 꼬불꼬불 길을 과연 어떻게 지나갈까 생각하며,

아름답다 생각하며

바로 낭떠러지네, 생각하며.


달랏에 도착하니

바람이 차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랏은 또 다른 곳이었다.

우리는 역시, 바다보다 산이다.

청량함에 정신을 못 차리겠다.


숙소를 예약하지 않아서 와이파이가 되는 카페를 찾아 무작정 길을 나섰다.


이 가격이 맞나, 몇 번을 확인할 만큼

저렴한 숙소를 찾았다.

(뚜이호아에서도 이 가격이 맞나, 몇 번을 확인했었음)

게스트하우스였다.

게스트하우스가 위치한 골목으로 들어서니

골목대장(=개)들이 나와 왕왕 짖어댄다.

골목대장들의 덩치가 작아서

무섭지는 않았으나

어찌나 앙칼지게 짖어대는지

그 기세에 살짝 눌렸다.

집에서 사람이 나와, 한 소리를 하니

쪼르르 집으로 들어간다.


단정한 공간과

다정한 스텝이 있는,

특히 초록의 나무와 잎들로 풍성한

작은 테라스가 마음에 쏘옥 들었다.

어쩐지 더 머물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해가 지니 급격히 추워지기 시작했는데

길에서 파는 따뜻한 두유를 마시니

발가락이 찌릿찌릿하다.

돌아다니면서 또다시 따뜻한 두유를 마시며

몸을 녹였다.

(두유의 힘으로 돌아다님)


시장에서 두꺼운 옷을 사야 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추웠는데

잘 때는 가져온 모든 옷을 다 껴입고 침대에 몸을 눕혀야 했다.


달랏에서 우리는 얼마나 지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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