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을 멘 리리
달랏에서 호찌민까지 가는 슬리핑버스를 예약했다.
떠나는 날에도 마찬가지로
같은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같은 분짜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걷기.
그리고 자전거 타고 달리기.
이 시간을 한껏 마음에 담아야지!
숙소에서 강릉부부님은 만나 작별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강릉에서 꼭 만나자며,
맛있는 커피를 사주시겠다고 했다.
북적북적 달랏 야시장 중심부에 위치한 호텔 앞에서
버스를 타기로 했는데 나는 그 큰 버스가 어떻게 여길 들어오나 했더니만
승합차를 타고 터미널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승합차는 오지 않았고
나는 우리가 장소를 잘못 안 게 아닐까, 생각했고
'리'는 버스를 못 타면 기분 좋게 하루를 더 머물고
버스회사에 가 볼 생각을 했다.
'리'는 혹시나 싶어
야시장 밖을 나서보기도 하고
바로 앞 맥도날드에서 무료와이파이로 위치를 확인해보기도 했다.
당황해하는 우리의 사정을 읽은 주변 상인분이
핸드폰을 확인하시더니
버스회사로 전화를 걸어주셨다.
이때 우리는 말이 통하지 않아
손가락과 표졍으로만 대화를 했다.
상인 분은 여기가 맞다며
차가 막혀 좀 늦는다는 '표현'을 해주셨다.
상인분 덕분에 마음이 급 편안해지면서
느긋하게 승합차를 기다릴 수 있었다.
깜언깜언깜언을 얼마나 외쳤는지!
인파로 북적이는 야시장 안으로
승합차가 들어왔고
우리는 맨 앞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과연 이 인파를 어떻게 뚫고 갈 것인가,
걱정을 하며.
마지막으로 상인분께 손을 흔들며
또 한 번 깜언깜언을 외쳤다.
버스터미널은 굉장히 흥미로웠는데
뷔페식으로 구아바와 바나나, 쿠키 그리고 라면이 준비되어 있었다.
당장이라도 라면을 호로록하며 먹고 싶었지만
버스 안에서 불편해할 나를 상상해 보았다.
나는 물 몇 모금만 홀짝거렸다.
그리고 버스에 타자마자 바로 기절을 해버렸다.
중간에 화장실을 갔는지도 기억이 안 날만큼 푹 잤던 것 같다.
호찌민에는 새벽 4시 좀 지나서 도착을 했던 것 같은데
예약한 숙소가 터미널에서 다섯 걸음만 가면 있어서
(숙소가 그리 가까울 줄 몰랐음)
잠이 달아나기 전에 얼른 자야지, 싶었다.
제일 저렴한 방이었는데
크고 넓어서 좀 놀랐다.
우리는 짐을 풀자마자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