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에서(두울),

배낭을 멘 리리

by 리와 리


우리는 다낭공항 근처 하이짜우에서 시간을 보냈다.


현지시각으로 6시 30분이면 눈이 떠지는데

그도 그럴 것이 숙소가 차도 바로 옆이라

밤새 오토바이 소리를 듣는다.

마냥 좋지도 그렇다고 마냥 힘들지도 않다.

다들 어디를 가시나, 하며

그러려니 한다.


눈을 뜨면

리와 나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테라스로 나간다.

냄새를 맡기 위해서다.


우리는 동남아 특유의

생활풍경 냄새를 좋아한다.

짙게 날 때는 한껏 들이마시고

옅게 날 때는 천천히 들이마신다.


카메라를 챙겨 들고 아침 산책을 한다.

눈과 몸에 더 많이 담으려고 하지만

사진으로 간직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그런 순간들에서 나도 모르는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리'는 커피를 좋아해

아침마다 즐거워한다.

카페인에 약한 나는

생강차를 마시는데

매번 '리'의 커피를 한 모금씩 맛본다.

(커피 생산국 2위라는데

여기서 꼭 커피를 마셔보리라)


오후에는 주로 자전거를 탄다.

딱히 목적지가 있는 건 아니지만

우리는 골목누비기, 시장구경하기를 좋아해

골목을 누비며 시장을 찾아 떠난다.

빨리 가는 길보다

돌아 돌아가는 길을 좋아한다.

보이는 것들이 더 많다.


하이짜우는 '볼 것'이 없지만

'볼 것'이 넘쳐나는 곳이다.


신나게 자전거를 타고

숙소로 돌아와

다시 카메라를 챙겨 들고나간다.

오후의 햇볕은 오전과 또 다르니까.


지나쳤던 가게를 몇 번씩 지나친다.

내 일상이 담겨있지 않으니 새롭게 느껴진다.


우리는 평소 술을 잘 마시지 않는다.

여행지에서도 마찬가지다.

'맥주 한 잔 할까?' 하면

'리'는 놀란 눈으로 '정말?' 하고 묻는다.

저녁 8시 전에는 숙소에 들어가는 편.


숙소에서는

대체적으로 지켜지지 않을 계획을 세워본다.

우리는 지켜지지 않을 걸 알고 있지만

이 시간이 즐거우니 그러려니 한다.


아,

서울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끊었다.

호찌민시에서 타고 가기로 했다.


호찌민시로 가기 전,

어디를 가볼까.

호이안을 가보자.

기차를 타고 갈까,

버스를 타고 갈까,

기차를 타고 가자.

뭐 먹고 싶어?

이런 얘기로 긴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결정한 건,

자전거를 타고 호이안으로 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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