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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tsbie Aug 02. 2018

[강연] "기획은 반복과 극복 둘 사이의 줄다리기"

'기획자의 습관' - 최장순

 2018.07.31일 '기획자의 습관' 저자 최장순씨의 강연을 들었다.

장소는

이곳! 


북바이북은 북 큐레이터들이 매번 책의 저자를 강연자로 모시고 독자들과 저자가 소통을 할 수 있는 강연을 마련하는 북카페이다. 이 전에, '니체의 인생강의'를 저술하신 이진우 작가의 강연을 듣고난 이후에도 작가와 호흡할 수 있었던 북바이북만의 공간의 분위기가 계속 생각나서 다시 강연을 신청하게 되었다.

강연을 신청하는 방법은 http://bookbybook.co.kr/ 블로그에 들어가서 듣고싶은 강의 페이지 댓글로 신청하면 된다!! 관심 있는 분야의 작가 강연을 듣는 건 항상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만큼 좋은 강연을 찾아서 들으면 좋을 것 같다:) 




 기획자의 삶을 조금이라도 엿볼 수 있는 기회정도로만 기대하고 갔었는데, 내 생각보다도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얻어간, 울림이 있는 강연이었다. 강연 내내 공감이 되는 부분도 많아서 고개를 연신 끄덕이면서 몰입한 강연. 작가의 철학에 매료되어 강연 시간이 정신없이 빠르게 지나갔다. 기획자에 대해 철학적으로 접근해봤던 흔치 않은 강연이었다. 

그 내용은 아래에서 보다 자세히 서술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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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순 작가는 강연 초반에 뜻밖의 화두를 던졌다.

바로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

니체는 우리의 삶은 생성과 소멸이 끊임없이 반복된다는 영원회귀 개념을 등장시켜 현대 철학을 이끌었다. 최장순 작가도 이와 생각의 결을 같이해 우리는 반복되는 오늘을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져야 하고, 이는 인간 개인의 고민이자 기획가의 고민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획가에 대한 작가 본인의 사유는 계속해서 철학자들에 대한 논의로 이어졌다.

작가의 생각을 인용하기 위해 강연 중 한 장면을 찍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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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는 그리스어로 átomos라는 자를 수 없음을 의미하고 자를 수 없음은 = individe, 즉 개인을 의미하는 individual과 동의어이다. 개인은 원자로 형상화되고 더 이상 나눠지지 않는 완전한 존재이다. 

이에 대해 데모크리토스라는 철학자는 "원자의 운동 = 수직낙하" 라고 풀이한다. 정해진 경로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에피쿠로스와 칼 맑스는 원자에게 자기의식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자기 의식이 존재하는 우리 인간의 개개인은 수직낙하하는 현 운동상태에서 방향을 살짝 틀 수 있는 자기 의지가 존재하며, 이러한 '변이'가 발생했을 때 자연은 비로소 생산성을 지닌다. 

그러므로 우리 존재(=원자)는 방향을 바꾸는 습관 안에 있어야 하며 이것이 바로 작가가 본 저서 '기획자의 습관'을 저술한 이유다.


"Habit of Swerving"
(방향을 바꾸는 습관)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 칼 맑스의 자기의식 사상 

여러 철학적 사유를 논했지만 결론은 자기의식을 가진 우리는 본질과 강점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에 이르렀다.


여기서 작가가 말하는 핵심적 논의는 바로 우리 개개인이 Only 1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타인들처럼 약점을 강화해 고만고만한 인재가 되는 것 보다, 본질과 강점을 강화한 차별적 존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흔히 마케팅에서 언급하는 용어가 있다.

바로 USP

Unique Selling Point.

내가 팔고자 하는 재화가 다른 재화에 비해 어떤 selling point를 가지고 있는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에 대한 답으로 

1. 아직 그 누구도 찾지 못한 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

2. 남들도 다 잘하는 것을 나는 그보다도 훨씬 뛰어나게 더 잘 해야 한다.


등을 내놓을 수 있겠다. 최장순 작가는 '자기다움'을 발견하는 것을 나름의 답으로 제안했다.

나의 본질, 강점이 무엇인지 철저히 분석한 후 그 원석을 갈고 닦는 것이 나의 USP가 될 수 있다는 말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논의가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고 또 많은 공감을 했다. 우리가 부족한 점을 메꾸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격증을 따고 남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준화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였는가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보게 되는 계기도 되었다. 

강연을 통해 나만의 방식으로, 나만의 FRAME으로 세상을 재단하는 것 자체가 나의 강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게 되었다. 


(작가가 자신만의 frame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위해 들인 몇 가지 습관은 책 속에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흔한 통념으로 알고 있었던 것부터, 작가만의 개성이 담긴 습관까지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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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중에 작가가 언급한 영화가 한 편 있다. 제목은 <Edge of Tomorrow>


짤막한 영화 내용 요약은 이렇다


가까운 미래, 미믹이라 불리는 외계 종족의 침략으로 인류는 멸망 위기를 맞는다.
톰 크루즈는 자살 작전이나 다름없는 작전에 훈련이나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로
배정되고 전투에 참여하자마자 죽음을 맞는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이 일어난다. 
 그가 다시 그 끔찍한 날이 시작된 시간에 다시 깨어나 다시 전투에 참여하게 되고
다시 죽었다가 또 다시 살아나는 것. 
 외계인과의 접촉으로 같은 시간대를 반복해서 겪게 되는 타임 루프에 갇히게 된 것이다.

(출처 : 네이버 영화 _ 엣지 오브 투모로우)

주인공 톰 크루즈가 끊임없는 타임루프 속에서 어떻게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생존을 갈구하는 지에 대한 내용이다. 

최장순 작가도 기획이란 영화 속 톰 크루즈와 같다는 말을 했다.


- 오늘을 어떻게 꾸며낼 것인가. 반복되는 영원회귀 속에서 어떻게 

나만의 날카로운 관점을 획득하고 생성의 반복을 즐길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바로 기획인 것이다. 


- 기획은 반복과 극복, 둘 사이의 줄다리기.


이번 최장순 작가의 강연 주제는 아래 사진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래 사진은 강연의 제일 마지막 슬라이드이다.

내일의 가장자리를 넘어 새로운 오늘을 위해 
새로운 충돌을 통한 가치의 창조를 위해 
결국엔, 더 나은 공동체의 삶을 위해 


기획가는 어떠한 철학을 가져야 하는가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세 가지의 간결한 문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작가의 철학이 깊숙히 개입되어 있었던 문장이 아닐까 싶다.


1을 얻고자 갔는데 10이상의 것을 얻고 간 정말 소중한 강연이었다. 한 사람의 철학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일은 언제나 내 사고를 확장시켜주는 좋은 경험인 것 같다.



Comment.


요즘 부쩍 카메라와 영상제작에 관심이 생겨 구독하게 된 유튜버가 있다.

바로 용호수 스튜디오라는 채널이다. 

출처 : '비디오 아티스트의 하루' (https://www.youtube.com/watch?v=CfLcZZU_I5Y)

이 1인 크리에이터의 영상을 보다보면 영상 하나하나에 무게감이 있고 프로페셔널이 있다는 것이 단박에 느껴진다. 그 이유는 크리에이터가 가진 철학이 명확하다는 데에 있다.

용호수 분은 굉장히 본인만의 Edge가 있고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도 굉장히 높아 영상을 제작할 때 본인만의 영상 제작 스타일이 드러나게끔 끊임없이 연구에 몰두하는 모습을 영상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방탄소년단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이 전례없던 빌보드 200 1위라는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그들이 음악으로 소통하고자 했던, 결국에는 가수라는 본업에 충실하자는 그 기본적인 논리가 세계 시장에 통했던 것이다. 가수는 음악이라는 전 세계적 언어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직업이다. 

그들이 본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직접 가사를 쓰고 비트를 찍어내고 무대 위 퍼포먼스를 위해 수많은 연습을 한 것은 그들이 애초에 빌보드 수상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닌, 본업에 충실하자는 그들의 모토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세상의 논리는 매우 단순한 것처럼 보인다. 본질에 집중하고, 나다움에 주목하고 나만의 것을 끊임없이 만들어가는 것이 어떻게 보면 세상에 대한 '치트키'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최장순 작가가 기획가라는 직업을 가지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frame을 확보하기까지

1인 크리에이터 용호수 유튜버가 영상에 본인만의 색채를 담아내기까지

방탄소년단이 가수로서 본인들의 이야기를 곡에 담아내기까지


본질에 충실하고 나다움에 집중하여 나만의 Edge를 만들어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되는 강연이었다.

최장순 작가가 '기획자의 습관'이라는 책에서 꾸준히 언급하듯이 기획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정말 소소하고 반복되는 일상의 방향을 조금 틀어보는 습관을 가지는 것일뿐!!


지금 내가 나만의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이 브런치라는 공간도 기획이 될 수 있고, 내가 오늘 이태원에 놀러가기 위해 어떤 옷을 입을지 결정하는 아침의 순간도 기획이 될 수 있다. 다시금 나다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좋은 강연이었고, 니체에 빠져있는 요즈음 더욱 가슴에 와닿는 강연이었다.


철학으로 기획가에 대해 접근해봤던 신선한 경험! '기획자의 습관' 책도 다시 처음부터 꼼꼼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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