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엔떼라레이나~에스떼야_22km
Puente la Reina~Estella
순례자를 위한 시_Eugenio Garibay
먼지, 진흙, 태양과 비
산띠아고 가는 길
수천 명의 순례자들
그리고 천 년이 넘는 시간
순례자여, 누가 당신을 이곳으로 인도했는가?
누가 당신을 이곳에 오도록 만들었는가?
그것은 별을 비추는 들판도 아니고
거대한 대성당도 아니다
용감한 나바라도 아니며
리오하 사람의 와인도 아니다
갈리시아의 해산물도 아니고
까스띠야의 언덕도 아니다
순례자여, 누가 당신을 이곳으로 인도했는가?
누가 당신을 이곳에 오도록 만들었는가?
그것은 까미노의 사람들이 아니고
시골의 관습도 아니다.
역사와 문화도 아니며
깔사다의 수탉도 아니고
가우디의 궁전도 아니며
뽄뻬라다의 성도 아니다.
길을 지나며 그 모든 것을 보았고
그것들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지만
나를 부르는 그 이상의 목소리가 있으니
마음속 깊이 그것을 느낀다.
나를 밀어내는 힘
나를 끌어 당기는 힘
내가 그것을 설명 할 수는 없다
단지 하늘에 계신 그분께서만이 아실 뿐이다!
까미노 5일차다. 원래의 계획대로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잘 진행되고 있으니 너무 다행인건가. 예상을 벗어나지 않으니 지루해진건가.
오늘 이 길에서 자꾸만 가라앉는다.
걷는 게 전부는 아닌데 계획한만큼 걸으려고 5시반에 아직은 깜깜한 새벽, 하늘의 무수한 별을 보면서 발을 내딛는다.
나름 가파른 비탈길을 올라 동이 트기전에 도착한 첫번째 도시 마녜루에는 향기로운 로즈와인을 마실 수 있는 유명한 바가 있다고 하는데 열려있을리가 만무하니 쉬지않고 다음 마을로...
동이 트기 시작하니 주변엔 포도밭도 있다.
어제까진 해바라기거나 밀인지 무슨 작물인지를 수확하고 거대하게 쌓아둔 건초더미들이었다면 오늘은 절반이 포도밭이다.
오늘의 종착지인 에스떼야도 내일 길에서도 와인이 유명한 동네라 포도밭은 당연할 듯.
두번째 마을 시라우끼는 도시를 관통하는 중심의 성당도 관통하는 순례길이다.
시라우끼에서 로르까로 향하는 길은 중세시대의 다리를 건너는 건너는 로맨틱한 여정이다.
로르까에서 다시 만난 요환군과, 생장 첫날 출발점에서 만난 후 앞서거니 뒤서거니 같은 일정으로 걷고 있는 훈남 청년이다, 한국여자분이 운영한다는 바에서 이제까지 으뜸인 또르띠야를 난 생맥주와 요환군은 껍질째 갈아주는 오랜지주스랑 맛나게 먹는다.
이곳에서 20년이라는 작은 체구에 두터운 안경의 한국 여성과 남편 호세씨가 함께 운영하는 알베르게겸 Bar다. 원래는 주유소를 하려다가 벌이가 더 좋은 주유소보다 한국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서 바를 하게 됐다고 하시는데 직원 부리기가 힘들어서 지금은 남편과 둘이서만 운영하신단다.
세시간 이상을 걸어서 출출하던 차에 요리 솜씨도 좋은 듯, 직접 만드셨다는 또르띠야로 힘을 얻는다.
로르까 이후로는 해가 뜨거워서 그나마 뒤통수로 내리쬐는 걸 다행이라 여기며 고개를 푹 숙이고 걷는 길이다.
내 그림자가 점점 작아지기 전에 숙소에 닿으려고 기를 쓰고 걸어 12시에 마쳤는데 정작 체크인이 1시부터라 하릴없이 에스떼야를 돌아보며 생수 맥주 플레인요거트 납작복숭아 오이 사과 블루베리를 사들고 들어왔다.
마침 호스텔에 신라면이 구비되어 있어서 간만에 먹으니 너무 매운 라면에다 과일이랑 맥주로 이른 저녁을 해결하고 잠시 축제중인 에스떼야를 돌아보는 걸로 하루를 마감‼️
성당 2유로
점심 12유로. 한국인호스트. Y군
마트 6.3유로. 생수 맥주 플레인요거트
마트 8.14유로. 사과 납작복숭아 오이 블루베리
신라면 3.5유로
©️아고라호스텔 22유로
합계 53.94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