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고스~까스뜨로헤리스_39.9km
Burgos~Castrojeriz
처음 계획은 온따나스Hontanas까지 약 31km였다.
시원할때 걷자고 거금의 호텔을 4:40에 나오려니 좀 쓰라렸지만 새벽의 부르고스성당은 더 경건하게 침묵속에 서 있었다.
도시를 빠져나가는 데만도 한시간, 그 후부터는 헤드랜턴에 의지해서 걷는다.
어둡지만 하늘엔 구름이 많고 바람도 재법 불어와서 새벽녁이라 쌀쌀한 기운마저 감돈다. 두시간이상 걸었을까, 7시쯤 첫번째 도시 입구에서 복숭아 두 알 먹고 일어서는데 울산에서 오신 손쌤, 실제로 초등학교 선생님이심, 한테 따라잡혔다.
성큼성큼 잘도 걸으시는 그분과 보조를 맞추려니 쉽지 않은데, 오늘 날씨도 선선하고 구름도 많아서 걷기엔 최상이니 40킬로를 걸어 한국인 알베르게에 묵는게 어떠냐고 하신다. 아침시간이긴 해도 움직이지 않고 쉴때는 오히려 살짝 추울만큼이라 이런 날에 많이 걸어두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동의하고 같이 걷는 길, 문제는 거쳐가는 도시마다 바든 레스토랑이든 하다못해 식료품점까지 문연 곳이 없다는 거다.
도시간의 텀이 길어서 거의 10킬로씩이라 10킬로씩마다 열린 바나 레스토랑이 있는지 살펴도 전혀 없는 상태다.
9시 전후로 20킬로를 걸은 시점에서 다시 잠시 휴식, 손쌤이 주신 복숭아와 빵한조각을 먹는다. 이번 도시 Hornillos del Camino에도 문연 곳은 없어서 길바닥 벤치신세다.
그래도 벌써 반을 왔으니, 원래 오늘의 목적지였던 Hontanas가 좀 큰 도시니 그곳에서 점심먹고 다시 10킬로를 더 가면 되겠다 싶었다.
그나마 하늘엔 계속 이쁜 구름이 해를 막아주고 바람도 솔솔 불어오는데 이제부턴 사방이 지평선인 메세타평원, 날마다 날씨가 오늘같을 순 없으니 해 쨍쨍한 날에 배고프고 물없는 상황을 상상해보니 좀 아찔하다.
그런테 아뿔싸! Hontanas에도 열린 식당이나 하다못해 빠예야 한조각 맥주 한캔 마실 수 있는 곳이 없다.
일찍 출발해서 아직 11시반이라 다 오픈 전이다.
지나온 거리는 30킬로 남은 거리는 10킬로지만 그 10킬로가 30킬로보다 멀어보인다.
불타오르는 발바닥과 굽어져오는 허리, 쑤셔오는 어깨를 하고 죽을 힘을 다해 나머지 10킬로를 걷는다. 10킬로는 조금 다른 풍경이어서 덜 지루하기는 했다.
알베르게오리온에서는 한국인이 아닌 현지분이 맞아주기는 했지만 리셉션에서부터 뒤에 진열장이 그냥 각종 라면과 햇반에 광천김까지, 점심메뉴는 김밥 라면 샐러드 또르띠야 등등, 저녁메뉴는 비빔밥과 된장찌개 각종 반찬이란다.
40킬로 쉬지않고 걸어온 보상을 이렇게 받는다.
신쌤과 김밥 신라면 샐러드에 생맥주를 시켰는데 세상에나 생맥주잔이 한국의 그 500cc에다가 냉동실에 얼려서 따라주는 그 시원함이란‼️ 스페인에서 첨이다. 이러니 한국사람은 어딜가도 장사를 잘할 수 밖에...
아마도 내 인생 최고점을 찍은 오늘의 45km와, 숙소에서 왕복 2.5km의 식료품점을 다녀오니 마라톤 풀코스를 뛰어넘었다, 하루 59,000보의 걸음은 당분간 뛰어넘기 함든 기록같다.
점심 15
©️숙박 29 숙박 14 저녁 15
맥주 땅콩 6
팁 1
마트 8.2
합계 59.2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