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이야기 2
세대에 대한 그림을 언젠가는 꼭 그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큰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제너레이션을 줄여서 부르는 말도 많으니 그것에 대한 생각도 자연히 많아졌다.
십 대 때는 어른들은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답답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십 대가 되니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느낌이었고 모든 될 것 같았다. 실제로 체력도 그러했고 마음먹으면 다 할 수 있을 힘이 있었다. 삼십 대가 되어 이십 대 친구들을 보며 나의 이십 대의 내 멋대로와 내가 아는 게 전부인 것 같았던 패기가 기억나 귀엽게만 느껴졌다. 그러다 보니 40-50대의 일명 X세대 사람들이 밀레니얼 세대를 마주할 때 느꼈을 당황스러움과 오해도 이해된다.
그들 또한 그들이 젊은 청년이었을 때는 세기말 감성 등으로 무장해 머리를 부분 부분 노랑머리나 와인색으로 염색하고 찢어진 청바지를 입었고 인터넷 용어들을 썼다. 그들의 부모님 세대는 그것들을 비판하며 세상 말조라고 여겼을 것이다. 훨씬 그 이전으로 가보면 일제강점기에 쓰인 소설이나 신문에서도 그 시대의 어른들은 모던보이나 모던걸들을 사치에 빠졌고 민족의식이 없으며 서양 것만 따라 한다고 비판했다. 그때의 모던걸, 보이들은 1920-30년대에 태어난 현재의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다.
윗세대는 아래세대가 못 미덥고 자기들답지 않아서 비판하고 싶은 존재가 되고 그 반대로 아래세대는 윗 세대가 답답하고 꽉 막힌 세대가 되는 게 이쯤 되면 당연한 인간의 습관인 듯싶다. 그렇다면 어느 세대 하나도 잘못은 없는 것일지 모른다.
아무튼 사과들로 세대를 표현하고 싶었다. 맨 아래에 있는 사과들은 옛날 어르신들의 사과다. 맨 위에 있는 사과들은 신세대다. 가운데는 자연히 낀 세대다. 우리 모두는 같은 사과일 뿐, 시간과 환경이 다른 시대에 태어나 조금씩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도 모른다. 나쁜 것이든 좋은 것이든 어른 세대로부터 영향받은 것도 많을 것이며 그들이 만들어놓은 사회 위에 우리의 것들로 다듬고 바꾸어 가면서 살기에 그들 없이는 우리도 없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다. 또 요즘에 느끼는 것은 우리들 또한 옛세대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이 그림은 사과들로 하여금 세대의 화해를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