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이 되어가는 것
글을 쓴 것은 처음은 블로그였다. 블로그에는 일기나, 영화와 드라마를 본 뒤 짧은 리뷰를 남기곤 했다. 하지만 조금 더 진지하게 글을 쓰고 싶다는 갈증이 생겼다. 그래서 생각해 낸 브런치 스토리, 하지만 가입만으로는 글을 쓸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갑자기 나에게 허들이 하나 더 생긴 기분이었다. 결국 블로그에 조금 더 머물렀지만, 글쓰기에 대한 갈증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아, 조금 더 진지하게 글을 쓰고 싶은데....
아날로그 하게 '노트와 펜으로 글을 써볼까' 했다. 손이 너무 아프다. 그래서 손에 힘이 덜 들어가는 펜을 사볼까 했지만, 힘이 덜 들어가는 펜은 가격이 사악했다.
자꾸 이리저리 핑계만 늘어난다.
그래, 이렇게 혼자 시작이 어려울 땐, 그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곳으로 나를 내몰면 된다.
그러다가 길스토리에서 공동관심 자화상-문장 편 모집글이 떠올랐다.
갑자기 웬 길스토리냐면, 나는 10년 전부터 김남길 배우의 길스토리 NGO운영을 알았다.
그때 당시에는 '배우가 NGO를? 이미지 위해서인가?' 하고 흘려 넘겼다.
'하다 말겠지' 의심이 이어져 10년 전부터 김남길 배우를 볼 때, 한 번씩 검색해 봤다.
최근 '트리거'와 드라마 홍보차 나온 유튜브영상들을 보고 또 검색했다. 문화예술 NGO, 기부쇼 그리고 그의 길스토리에 관한 인터뷰들.. 어느 순간 나는 단순한 덕질이라기보다는 저렇게까지 하는 '생각'이 궁금했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이끌었고, 그것을 꾸준하게 하게 한 것일까
그 호기심과 나의 글쓰기에 대한 갈증이 만나 길스토리 공동관심 자화상-문장 편에 '에라이, 모르겠다!' 하고 지원하게 된 것이다.
지원하면서도 김남길 배우의 팬이 많은데, 내가 되겠어?'
지원하는 이유도 짧은 시간에 평소 내가 가지고 있던 글쓰기의 목마름을 표현했다.
선택이 어려울 때, 좋은 방법은 '운명에 맡기자'이다.
그렇게 호기심과 글쓰기에 대한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덜컥 당첨되고 '아, 귀찮은데, 뭐야 돼버렸잖아?'
솔직히 뭐 '지원하는 사람이 없나?' 싶었다.
근데 블로그에 내가 지원했다고 글을 쓰니 다른 팬이 댓글을 달았다.
'자기는 연락이 오지 않았다고 잘 갔다 오라고'..
떨어지는 사람이 있다는 걸 확인하니,
'그럼 또, 가봐야지' 하는 마음이 생겼다.
사람 마음이란 참, 간사하다.
두 장의 카드를 뽑았다.
1개의 카드는 랜덤, 1개의 카드는 내가 고른다.
* 랜덤 1 카드
최근 인상 깊었던 산책장면에 대해 써보세요.
* 선택 1 카드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하고 싶은 일에 대해 써보세요.
30분간 썼는데, 여기 브런치 스토리에서는 조금 다듬어서 올린다.
최근 산책이라면, 서울살이 종료 후 내려와서 자리잡은 현재의 작은 도시에서의 산책길이 떠오른다.
그 산책길을 걷기 위해 나는 서울에서 도망치듯 왔을까.
서울의 빌딩숲처럼 딱딱하기만 한 마음이 이곳의 산책길을 거느리면 살아있는 것들이 드리운다.
이름 모를 꽃들, 지저귀는 새들, 회색빛보단 초록빛이 내 마음에 드리우고 그 기운들이 나를 살린다.
산책길에 어린이가 수줍게 웃으며 나에게 인사해 줬다. 서울에선 겪어보지 못한 소리가 들려, 나는 화들짝 놀랐다. 그 아이의 인사 소리는 내 마음을 울리는 소리로 바뀌었다.
서울살이 12년을 마치고 지방소도시로 떠날 때, 주변 사람들은 "너처럼 서울생활 즐기는 애가? 후회할걸?" 고개를 저었다. 부모님 조차 "남들은 서울로 가고 싶어서 난리인데, 너는 왜 그러니"했다.
하지만, 이 산책길을 걸으면서는 후회를 떠올리지 않는다. 그러면 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문구를 좋아한다. 그래서 이 카드에 눈길이 갔다. 이 문구는 무언가를 할 때 앞에 붙이면 더욱 매력적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직장을 다님에도 불구하고 자유를 꿈꾸고, 상처받은 마음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고 싶어 하고, 세상의 향한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세계여행을 꿈꾼다.
이런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에서 ' 그래서 못해'라고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자주 하는 생각은 '나는 왜 이럴까?', '나만 이럴까?'이다. 하지만 어디서나 타인과의 대화와 생각 속에서 나를 본다. 내가 사람에게 상처받고 슬퍼함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사랑하고 마음 쓰는 것은 그들에게서 내 모습을 보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도 나는 상처받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처받아 생기는 미움을 깨는 도전을 계속할 것 같다.
그 공간은 차가웠고, 낯설어서 경계심이 가득했던 나의 마음이 이런 글을 쓰고 이 글을 다른 이들과 나누는 과정에서 사람들과 웃으며 서로를 보고 있는 게 느껴졌다.
이 날 글을 써보고 용기를 내서 브런치스토리에 작가신청도 ’ 에라 모르겠다! 떨어져도 해보자!‘하고 하게 됐다.
김남길 배우가 계속 이야기하는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인가... 그의 생각이 어렴풋 와닿았다.
그리고 뭐랄까, 그 말이 계속 맴돈다.
"나는 착한 사람은 아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이기적으로 굴때도 있고, 상처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착한 사람만 이 좋은 일을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좋은 사람이 되어가고 싶다."
이런 내용으로 기억한다.
내가 그 간 김남길 배우의 '길스토리'를 쭉 의심하며 검색해봐 왔던 게
그가 '진짜 좋은 사람이라 그렇게 하는 걸까?'의 의심이었지 않나 싶다.
앞으로도 좋은 사람이 되어가는 노력하는 사람인 것을 믿고 싶어졌고, 좋은 사람이 되어가려는 노력 자체가 의미 있는 것 같다는 걸 느꼈다.
속도 보다는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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