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매출이 정말 형편없다. 숫자 하나로 기분이 왔다 갔다 한다. 통장을 열어보는 일은 점점 부담이 되고, 재고를 세는 일은 자책처럼 느껴진다. 그럴 때면 자꾸 3년 전을 떠올리게 된다. 그땐 잘됐다. 하루하루 주문이 쌓였고, 머릿속은 다음 기획으로 바빴고, 나는 꿈이 많았고 기운도 넘쳤다. 뭘 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었고, 그게 이상하게 현실이 되곤 했다. 그때의 나는 거침이 없었다. 오늘의 매출은 내일을 밀어주는 날개 같았고, 나는 가볍고 높이 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매출이 떨어진 지 꽤 됐고, 나는 점점 움츠러든다. 내가 줄어드는 게 매출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아서 더 무섭다. 주문이 없는 하루는 나를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사람처럼 느끼게 만들고, 반응 없는 마케팅은 내가 만든 말들이 세상에 닿지 않는다는 뜻처럼 들린다. 사람들은 “사업하다 보면 잘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는 거야”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머리로는 안다. 하지만 업력이 아직 짧은 나로서는 이 하락이 너무 깊게 느껴진다. 끝도 알 수 없는 어둠 속에 앉아 있는 기분.
더 복잡한 건, 지금은 단순히 매출이 줄어드는 것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온라인 마케팅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AI가 모든 걸 바꾸고, 알고리즘은 내가 쌓아온 방식들을 무너뜨린다. 예전엔 사람이 만든 문장이 사람을 움직였는데, 지금은 기계가 만든 문장이 더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내가 정성껏 올린 글보다 누군가 툭 쓴 챗봇 문장이 더 반응을 얻을 때, 세상이 나 없이도 잘 굴러가는 걸 보는 느낌이 든다. 이 변화는 분명 태동일 것이다.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소리. 그런데 그 소리를 들으며 나는, 어쩌면 나는 뒤처지고 있는 걸까 하는 마음이 자꾸 든다.
그래도 이 시간을 어떻게든 보내야 한다. 나는 지금 너무 많은 걸 잃은 기분이지만, 아직 완전히 무너지진 않았고, 아직 바닥을 찍은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자리를 바꾸는 시간’ 일지 모른다. 가장 앞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이 잠시 뒤로 물러나는 시간, 누군가의 시선에서 사라졌다고 해도, 내가 나를 보고 있다면 그건 아직 끝이 아니다.
요즘 나는 새벽에 일어나 혼자 커피를 내린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아무 소리도 듣지 않고, 아무것도 올리지 않고, 그냥 고요하게 앉아 있는다. 이럴 땐 나조차도 잘 모르는 내가 조금 들린다. 아, 나 아직 이 일 좋아하는구나. 사람들이 내 걸 좋아해 주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구나. 그러니까 아직은 멈추지 말아야겠다. 속도를 늦춰도 좋고, 방향을 바꿔도 괜찮지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너무 미워하지는 말자.
줄어드는 건 매출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작아진다는 착각에 무너지지 말자. 이 시기를 견디는 나를, 앞으로도 오래 사업할 나를, 아직도 단어 하나에 마음이 움직이는 나를 믿자. 기운이 없을 때는 그냥 그 자리에 앉아 있어도 괜찮다. 태동은 언제나 조용하게 시작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