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블로그가 내 마케팅의 전부였다. 글을 올리고, 사진을 정리하고, 제목을 짓고, 태그를 붙이는 일이 하루 일과처럼 익숙했다. 그렇게 몇 년을 살아왔다. 그리고 분명히 효과가 있었다. 사람들이 찾아왔고, 주문이 들어왔고, 나를 알아봐 줬다. 그 결과들이 내게 확신을 주었고, "나는 블로그로도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어"라는 믿음도 심어주었다. 그런데 요즘, 그 확신이 흔들리고 있다.
상업 블로그로 활용하다 보니 홍보글이 많을 수밖에 없었던 블로그는 로직 변경 시즌에 등급이 하락했다. 거의 동시에 유입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이전엔 업로드만 해도 꾸준히 방문하던 사람들이 사라졌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에서는 검색 시스템에 AI브리핑 도입을 했다. 키워드 검색을 하면 정보만 잘 간추려서 AI가 정리해서 미리, 충분히 보여주기 때문에 고객으로선 굳이 내 블로그를 클릭해 들어올 필요가 없어졌다. 내 글은 그 요약 속에 파묻히고 말았다. 누군가 내 블로그에 들어오는 게 아니라, AI가 읽고 대신 요약한 한 줄만이 사람들 앞에 나간다. 그 순간 깨달았다. 나는 더 이상 “검색되는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요약되는 콘텐츠의 일부”가 되어버렸다는 걸.
그렇다면 앞으로 내 마케팅의 방향은 어떻게 될까. AI보다 신뢰하는 사람의 콘텐츠는 어떤 것이 돼야 할까. 긴 시간 고민 끝에 영상에 다다랐다. 이제 영상의 시대라고들 한다. 짧은 릴스, 쇼츠, 브이로그, 글을 요약한 카드뉴스. 글보다 시선이 먼저 가고, 설명보다 감정이 먼저 스며든다. “영상도 해야겠어.” 마음은 앞서는데, 몸은 아직 그 언어에 익숙하지 않다. 조명을 켜고, 카메라를 들고, 내 얼굴을 찍는 일에 주저하게 된다. 그동안은 '글'이라는 도구를 빌려 내 이야기를 조용히 건넸는데, 이제는 눈앞에 보이는 내가, 내 브랜드가, 즉각적으로 반응해야 한다니. 그 변화가 버겁고 낯설다.
하지만 생각해 본다. 이 혼란이 끝은 아닐지도 모른다고. 시대는 바뀌고, 도구는 달라져도 사람이 원하는 건 결국 '진심'이라는 것을 나는 블로그를 하며 배웠다. 고객은 단지 정보를 찾는 게 아니다. 고객은 ‘나한테 맞는 무언가’를 찾는다. 그게 블로그였든, 영상이었든, 그 안에 사람 냄새, 정성, 감정, 공감이 있다면 플랫폼이 달라져도 반드시 닿는다고 믿고 싶다.
그러니 나는 지금 다시 묻는다. “나는 왜 이 일을 시작했을까?”, “무엇을 전하고 싶어서 블로그를 해왔을까?”, “그리고 지금 이 변화 속에서, 나는 어떤 방식으로 다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 답은 아마 ‘더 빠른 콘텐츠’나 ‘더 자극적인 포맷’이 아니라, 내가 팔고 있는 이 제품에, 내가 걸어온 이 브랜드의 시간에, 그리고 나라는 사람에 신뢰를 쌓아온 방식에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 영상을 잘하지 못한다. 그래서 블로그로 충분했던 시절이 그리울 거란 것도 안다. 내게 맞았고, 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와 내 브랜드는 살아남아야 하기에 그리움을 이겨내고, 새로운 방식으로 내 브랜드를 이야기하려 한다. 쇼츠가 어색하면 카드뉴스로, 영상이 어렵다면 목소리로, 어떤 방식이든 나는 다시 ‘고객의 눈’ 앞에 설 것이다. 알고리즘은 흔들려도, 나는 나를 지키면서 변할 것이다. 그게 진짜 브랜드의 생존법이라고, 나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