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어느 날, 갑작스럽게 직원이 퇴사했다. 그 사람의 부재는 단순히 책상 하나의 공백이 아니라, 내가 꿈꾸던 사업 확장의 도면에서 선 하나가 뚝 끊긴 사건이었다. 함께 계획한 일들이 많았던 직원이었다. 한동안은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흔들렸다. 그러나 곧 번아웃 극복 대안을 고민했다. 프리랜서 협업 형태로 전환하면 되겠지, 하고. 그러나 세상엔 ‘적임자’라는 말처럼 비현실적인 단어도 드물다. 업무 적합성과 정서적 파장이 동시에 맞아떨어지는 사람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초라한 창업 현실 앞에 끌려 다니며 시간은 흘렀고, 나는 여전히 나 혼자였다.
그 사이 내 일도 바빠졌다. 실무자로서 고객 앞에 섰고, 회사를 운영하고, 재고를 채우고, 작업을 반복했다. 반복되는 사이클 속에서 나는 고객의 니즈를 읽고, 소통하고, 조율하며 하루하루를 전투처럼 보냈다. 특히 1:1 상담은 가장 많은 감정노동을 요구했다. 말을 고르고, 반응을 살피고, 성향을 맞추고, 불만을 미리 예측해야 했다. 그러나 그렇게 신경을 곤두세운 하루의 끝에서 돌아오는 수익은 내 에너지의 값어치를 충분히 지불하지 못했다. 그 간극이 날카로웠다.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걸 느끼기 시작했다.
같은 시기, 국내 경제도 흔들렸다. 물가가 올랐고, 거래처의 발주량이 줄었고, 소비자들은 이전만큼 소비하지 않았다. 그건 내 매출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나는 다시 내 온라인 마케팅 사업 구조를 들여다보았다. 오래된 방식, 반복되는 피로, 감정 소모. 감정은 잘 보이지 않지만 비용처럼 쌓인다. 상담 한 번에 그날의 컨디션이 무너지고, 고객 하나의 말투에 하루의 리듬이 깨지는 일. 나는 결국 무너지기 전에 구조를 바꿔야 했다.
그래서 떠올린 단어가 ‘업무자동화 시스템’이다. 그건 단순히 기술적인 흐름이 아니라, 내가 살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였다. 무너지지 않고 오래가기 위해, 고갈되지 않으면서 지속 가능하기 위해 필요한 비즈니스 구조 개편 조건. 감정을 덜어내고, 시간을 반복하지 않으며, 사람의 시간과 생산적 노고를 쏟아붓지 않아도 굴러가는 구조. 나는 그것을 꿈꾸기 시작했다. 처음엔 회피처럼 보였지만, 점점 명확한 목표가 되었다.
나는 소규모 브랜드 운영을 여러 개 하고 있는데 그 모두에 더 이상 사람을 갈아 넣는 사업을 하고 싶지 않았다. ‘정성’이라는 이름 아래 감정과 시간을 소진해 버리는 구조를 벗어나고 싶었다. 고객 한 명을 감동시키기 위해 나를 마모시키는 일, 반복되는 피드백에 하루를 빼앗기는 일. 그게 때론 따뜻했고, 의미 있었지만, 내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감각도 함께 따라왔다.
이제 나는 말할 수 있다. 내 디자인과 콘텐츠 사업의 전제는 인공지능 자동화다. 감정노동을 줄이고, 시간을 압축하고, 반복을 시스템으로 대체하는 방향. 따뜻한 서비스를 유지하되, 그 중심에서 내가 없어도 되도록 만드는 것. 그렇게 함으로써 나는 내 에너지를 본질적인 창조로 돌릴 수 있을 것이다. 이건 사업을 키우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라는 사람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
나는 살아남고 싶다. 단지 매출로서가 아니라, 내 일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기 위해서.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일하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내 사업은 ‘의무’가 되어버리고, 나는 다시 누군가의 일용직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래서 지금, 나는 구조를 바꾸고 있다. 자동화라는 이름의 질서를 들여오는 중이다. 그 질서가 나를 숨 쉬게 하고, 더 멀리 가게 해줄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