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마음이 향하는 곳이 나의 길이라면

나의 본질을 향해

by 이손끝

요즘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같은 질문 앞에 선다. 지금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정말 나의 길일까? 사업을 하며 벌어들이는 돈은 나를 지탱해 주는 힘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를 한 번에 무너뜨릴 수도 있는 양날의 검처럼 느껴진다. 사고가 터지는 날이면 몸이 먼저 반응한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심장이 빨리 뛰고, 그다음엔 마음이 무너진다. “이러다 어느 날 정말 큰일 나는 건 아닐까.” 이런 두려움이 목구멍까지 차올라 숨을 막을 때가 있다.


그러다 문득 책을 펼친다. 때로는 책을 읽는 척하며 도망치는 것 같고, 때로는 책에게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친구처럼 기대고 싶다. 이유는 모르겠다. 책장을 넘기는 그 순간만큼은 두려움도 불안도 잠시 멈춘다. 활자 하나, 문장 하나가 마음속 쓸린 자리에 살포시 내려앉아 상처를 문지르는 것 같다. 누군가가 “괜찮아, 너 잘하고 있어”라고 이야기해 주는 기분. 그래서일까. 나는 그 순간을 기록하고 싶다. 그냥 흘려보내기엔 너무 살고 싶은 순간들이니까.


최근에는 이런 생각이 자꾸 든다. 매일 내 마음이 향하는 곳이 내 길이라면 어떨까. 누군가는 현실을 보라 하고, 누군가는 돈을 벌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이상하게도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하려고 한다. 돈을 벌기 위한 일은 늘 내 몸을 긴장시키고 마음을 어지럽힌다. 반대로 책을 읽고, 그걸 내 말로 정리해 글로 남길 때면 가슴 한쪽이 고요하게 내려앉는 느낌이 든다. 마치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고향의 풍경을 다시 보는 것처럼.


나는 이제 그런 마음의 움직임을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사업을 오래 하면 할수록 “이 길이 영원히 나를 행복하게 지켜줄까”라는 질문이 내 안에서 커졌다. 사고 하나로 하루가 무너지는 날이 반복되다 보면 삶 전체의 균형이 깨진다. 돈은 안정될지 몰라도, 마음이 위태롭다면 과연 그게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에게 성공은 오래 지속되는 기쁨이어야 한다. 오래 지속되는 기쁨은 결국 나의 본질에서 나온다. 그 본질이 무엇인지 나는 이미 알고 있다. 글쓰기로 마음을 연결하는 일. 문장을 통해 나를 구하고, 누군가의 마음에도 닿을 수 있는 일. 그게 나의 본심이라는 걸 나는 안다.


문제는 늘 현실이었다. “돈이 될까? 정말 그 길로 살아갈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내가 글을 쓰고자 할 때마다 따라오는 그림자 같은 존재다. 동시에 또 다른 마음의 목소리도 있다. “지금 행복한 순간이 분명한데, 왜 그걸 외면하고 사냐”고.


인생은 긴 것 같지만 사실 너무 짧다.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버티기만 하다가 끝나기엔 너무 아까운 생이다. 그리고 나는 안다. 내가 매일 기록하고 싶은 마음의 결들이 점점 더 선명해지고 있다는 걸. 마치 촘촘한 직물처럼 하루하루 내 안에서 짜이고 있다는 걸. 길은 어느 날 갑자기 번쩍하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마음이 조금씩 기울어지는 방향으로 만들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마음이 향하는 곳을 외면하지 않고, 그 기울기대로 몸을 움직이는 사람에게 길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나는 지금 그 길 위에 있다. 다만 아직 뚜렷하게 보이지 않을 뿐이다. 그러니 이제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불안 때문에 내가 아니라, 내가 나에게 기대고 살자고. 돈 때문에 길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길이 돈을 따라오도록 만들어보자고. 그 길의 시작은 언제나 같은 자리다. 내 마음이 매일 향하는 곳. 그곳이야말로 내가 가장 오래 머물 수 있는 장소이고, 내가 가장 덜 흔들리고 덜 무너지는 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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