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과 방패의 싸움
창과 방패의 싸움이라는 말이 있다. 기존 창으로는 뚫을 수 없게 업그레이드 된 방패(네이버 플랫폼), 어떤 방패도 막을 수 없는 창(블로거).
요즘의 블로그는 그 이야기 한가운데 서 있는 기분이다. 예전에는 좋은 글을 쓰고, 꾸준히 발행하면 자연스럽게 노출이 따라왔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통합검색 화면은 더 이상 블로그만의 자리가 아니다. 광고와 홈페이지, 다양한 콘텐츠가 한 화면을 차지하고, 그 사이에서 블로그는 밀려난다.
구글과 다음의 노출 방식이 네이버에도 적용되었다. 어쩌면 그들만의 리그라는 이유로 네이버가 외면받았던 이유 이기도 했다. 네이버의 정책 변화 앞에서 많은 블로거들이 멈췄다. 노력 대비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블로그를 내려놓는다. 더 효율적인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더 빠른 성과를 찾는다. 어쩌면 그 선택은 너무나도 합리적이다. 시간을 쏟아도 보상이 없는 일은 오래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멈추지 못했다. 아니, 멈추고 싶지 않았다. 과거의 영광과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자 낙담하고 방황하던 시간이 길었지만 이대로 망할 수만은 없었다. 정신을 차리고 내 블로그 체급이 왜 떨어졌는지 하나씩 짚어보기 시작했다.
노출되는 글과 그렇지 않은 글의 차이를 비교하고, 통합검색에 올라오는 글을 관찰했다. 어떤 제목이 선택되는지, 어떤 구조가 살아남는지, 어떤 문장이 클릭을 만드는지. 예전처럼 ‘좋은 글’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인정하는 순간부터, 나는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하루에도 몇 개씩 글을 쓴다. 그리고 발행한다. 결과는 냉정하다. 다섯 개를 올리면 네 개는 묻힌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사라진다. 하지만 하나는 올라온다. 그 하나가 나를 다시 쓰게 만든다.
이 싸움은 단순한 노출의 문제가 아니다. 버티는 사람과 떠나는 사람의 경계에 서 있는 시간이다. 방패는 점점 더 단단해지고, 창은 더 날카로워져야 한다.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더 이상 뚫을 수 없다. 그래서 나는 계속 바꾼다. 계속 시도한다. 계속 실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정말 가끔, 뚫리는 순간이 온다. 내 글이 통합검색 화면 위에 꽂혀 들어갈 때의 희열. 그때 나는 확신한다. 이 싸움은 끝난 게 아니라, 아직 진행 중이라는 걸. 그리고 내가 아직 이 전쟁터에 서 있다는 걸. 결국 남는 사람은, 끝까지 창을 놓지 않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도 창과 같은 하나의 글을 더 뾰족하게 만들어 쏠 준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