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이름

마음먹기 나름인 것을

by 이손끝

저는 제 이름이 싫었습니다. 민희, 듣기에는 야리야리하고 발음도 여성스러워서 예쁘단 말은 들었지만 스스로가 만족이 되지 않았던 것이 바로 이름의 한자 뜻이었죠.


민 - 민첩할 민

희 - 여자 희


민첩한 여자?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아이의 삶이 어떻기를 바라는 부모님의 의도가 전혀 읽히지 않았어요. 또한 저는 굉장히 천천히 하고 가만히 있는 활동을 즐기기에 꼭 이름이 나를 재촉하는 것처럼 느껴져 부담스러웠어요. 민첩하자, 넌 민첩한 여자야.



%EB%8C%80%EC%A7%80_34x-100DE.jpg?type=w966



이름

다른 것과 구별하기 위하여 사물, 단체, 현상 따위에 붙여서 부르는 말.

사람의 성 아래에 붙여 다른 사람과 구별하여 부르는 말.

성과 이름을 아울러 이르는 말. 성은 가계(家系)의 이름이고, 명은 개인의 이름.


아니나 다를까, 제 이름을 어떻게 짓게 되었냐고 아버지에게 물으니 이름 부르기가 예뻐서 지었다는 거였어요.


SO 심플!


SE-2d0e2056-e210-450f-94ee-5919cb0dea75.jpg?type=w966



SE-3b2039dc-0fe2-47e4-9ecf-36488ca62cee.jpg?type=w966




SE-a1394ca5-b9c4-4175-81a7-de67ee99c3ff.jpg?type=w966



SE-db972bfb-abbb-43ff-ae48-6938b9d8c525.jpg?type=w966




어느 이름분석 앱에서 제 이름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리하면, 제 이름은 전국에 10328명이나 있고요.(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네요)


제가 태어난 시기에 유행했던 이름이었고, (부모님의 무의식엔 유행이 있었던 게다) 역대로 314번째로 인기가 있는 이름이라고 하는데 인기도는 그렇게 높진 않더라도 일단은 키워드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내게 전국의 10328명은 실로 좌절스러웠어요. 말하자면 경쟁력에 대한;;;;


각설하고, 저는 이런 저의 이름의 뜻이 싫어서 개명을 할 생각까지도 했답니다.


아무렇게나 지은 것 같아 마치 내가 아무렇지 않게 살게 되고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될까 봐. 하지만 저희 이름을 한자로 검색하던 중에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되었죠.


敏 민, 자는 민첩할 민으로 대표되지만 총명하다, 영리하다 의 뜻도 있었고,

姬 희, 자는 여자 희로 대표되지만 근원이라는 뜻도 있었어요.


눈이 번쩍 뜨였죠. 저는 그동안 제 이름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해보지 않았던 거였죠. 대표되는 뜻으로만 40년을 살아왔다니 억울한 기분마저 들었어요. 저는 이제 제 이름의 뜻을 민첩한 여자가 아닌, 총명함의 근원이라고 정의하기로 했어요. 다소 근엄한 느낌이긴 하지만 민첩한 여자보다는 훨씬 마음에 들었어요.


사람의 인생은 이름 따라간다는 말이 늘 기분 나빴는데 이젠 좋게 받아들여지는 것을 보니 역시 사람은 마음먹기 나름으로 사는가 봅니다.



[이름] 관련 명언

이름은 그 사람의 인간성을 대변한다

한 사람의 이름은 그 사람이 가진 가장 소중한 자산 중 하나이다

이름은 마음을 담게 된다

우리가 이름은 부르면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은 자신의 이름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처음부터 이름이 끝을 말한다




keyword
이손끝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에세이스트 프로필
팔로워 153
작가의 이전글#13 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