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찻집

우리는 마주보며 서로의 너머를 생각했다

by 이손끝



저는 올드팝송을 정말 좋아해요. 클래식 기타의 선율과 섹소폰 소리, 그리고 시 같은 노랫말이 참 좋아요. 뭔지는 모르겠지만 20대의 설익은 마음으로도 그 느낌이 좋아 올드팝송앨범을 사서 틀어놓고 들었죠. 뜻도 모르고 스팰링으로 외운 가사를 흥얼거리며 무언가를 생각했었어요.


어린 나는 무언가를 생각했는지 알 수 없지만 떠오르는 그림 하나는 있어요. 바로 산끝자락에 황토 흙으로 지어놓은 투박한 찻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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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집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거나 쉴 수 있도록 꾸며 놓고 차나 음료 따위를 파는 곳.


찻집을 예전 말로 끽차점이라고 한다네요. 제가 찻집을 내면 이 이름으로 지을까 싶어요.

된소리를 좋아하는 제게 끽이라는 단어의 시작은 꽤나 만족스럽습니다. 하루 종일 흘러나오는 음악과 오래된, 새로운 책들이 빼곡한 공간. 사람들은 서로 대화 없이 있어도 좋겠습니다.


몸에 좋은 건강차를 앞에 두고 함께 온 두 사람이 서로 느슨하게 있으면서 한 번씩 눈맞춤하고 그렇게, 나와 우리의 너머를 생각하게 하는 고차원적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아직은 개인적으로 해야할 일이 많이 남아 있어서 차를 배우러 갈 계획을 늦추고 있지만 20년 안쪽으로 차를 전문적으로 배워 찻집을 운영할 노년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요. 진심으로요.


[찻집] 관련 명언

찻잔에 담긴 차 한잔의 맛없음을 깨닫는 순간부터 색다른 삶이 시작된다. - 이억준

차 한잔은 역사와 문화의 향기를 담아 마시는 의례의 순간이다. - 김영란

차는 시간이 필요해, 그리고 찻잔 안에서 맛있게 오래 오래 살아요. - 이승엽

차와 동경, 차와 정성, 차와 문화, 차와 우정, 그리고 차와 사랑 - 이것이 차 문화다. - 쿠퀘이에취

한 잔의 차는 여유와 함께하며 한 잔의 물은 생명과 함께한다. - 부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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