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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달리 May 02. 2022

[그림독서록 #6] 야성의 부름

생존의 고뇌와 숙명, 그리고 사랑




다수의 자연주의 고전 문학 작품을 쓴 잭 런던의 대표작 《야성의 부름》을 소개한다. 인간 사회에서 태어나 평온한 삶을 살던 개 '벅'이 그 주인공이다. 판사의 집에서 살아 있는 모든 존재들의 지배자였던 벅은 하루 아침에 물건처럼 팔려 나가게 된다. 


처음 겪는 무자비한 폭력에 자존심은 무너졌지만, 벅은 다른 개들처럼 힘에 굴복한 것이 아니라 다른 세상의 법칙을 배우게 된 것이었다. 밧줄과 곤봉이 계시가 되어, 원시법이 지배하는 거친 삶이 벅의 내부에 잠들어 있던 본성을 깨운다.


벅이 팔려 나가게 된 것은 인간의 탐욕에 원인이 있다. 19세기 중반에 미국에서 시작된 알래스카 골드 러시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황금을 찾아 북극으로 몰려들었고, 판사가 고용한 정원사는 적은 임금과 노름빚에 시달리고 있었다. 


수많은 개들이 혹독한 환경에서 죽도록 일하다가 생을 마감하거나 겨우 목숨을 부지한 채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야 했다. 살기 위해 훔치고 강탈해야 하고, 죽임을 당하지 않기 위해 죽여야만 했다. 냉혹한 환경에서 문명은 퇴보되고 생존을 위한 야생성이 발현한다.


강인했던 벅마저도 학대로 꺼져가던 중에 손턴이 벅의 목숨을 구한다. 이후 손턴을 신뢰하는 힘으로 벅은 불가능한 일을 해내면서 초월적 존재가 되어간다. 종을 넘은 둘의 우정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그러나 손턴에 대한 사랑만큼 커다란 본성의 목소리가 벅의 야성을 깨우고,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부름에 벅은 응답하게 된다.


알래스카 골드 러시를 직접 경험한 작가가 이 짧은 소설에 담은 메시지는 무겁다. 생존의 고뇌와 숙명, 문명의 반성, 절대적인 사랑의 법칙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더불어 경험과 교육을 통한 성장과 초월적 존재의 자격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한다.




책 정보 : 《야성의 부름》 잭 런던 글, 권택영 번역, 민음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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