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역할을 하는 나에게 필요한 것

나는 언제나 목 대신 수다마르다.

by 별글이

육아를 하면서 느끼는 점 한 가지는 수다가 마르다는 것. 이십대 땐 별명이 ‘방청객’ 이었던 내가 엄마가 된 뒤로 기회만 되면 목이 쉴 때 까지 수다를 떠는 것 보면 분명하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수다가 마르다. 비슷한 사람들과 모여 따뜻한 눈을 맞추고, “맞다 맞다” 맞장구를 듣고, 기운을 얻어야 한다. 아이들은 엄마의 불안이나 애씀을 잘 모르고 몰라도 되고 몰라야한다. 남편들은 자기 경험치, 딱 거기까지만 공감할 줄 안다. 그래서 엄마들은 항상 외롭다.


애를 어느 정도 키운 언니 중 하나가 그랬다. 그 시간에 책이나 읽으라고, 자기도 그 때 그렇게 보냈는데 다 부질없다고. 아니, 자기는 그렇게 수다 떨며 따뜻한 위로로 정서를 채우며 버틴 날들을 우리는 갖지 말라고? 라떼를 시전하며 내가 다 해봤는데 남는 거 없어~ 하는 꼰대는 거부하겠다.

지금의 고단함을 버틸 힘이 되어주고 즐거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현재가 괴로워서 잘 살아내지 못 하면 내 미래가 결국 흔들리지 않을까? 부질없는 이유가 남는게 없어서라는데 즐거운 시간 함께 보낸 사람들 뒷통수 때리는 말이다.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 자신이 있는 건데 오만한 생각이다.


사실 수다라는 건 참 많은 물질적 준비가 필요하다. 접시 깨는 소리가 나도 눈치 뵈지 않는 장소, 모임의 수단이자 좋은 핑계 거리로 밥 한 끼 함께 먹을 금전, 걱정없이 내 새끼들을 돌봐줄 가족의 지원 등. 그리고 정신적 준비도 필요하다. 진정성 있게 하는 말들을 왜곡없이 들어줄 수 있는 후한 마음.


이 모든 건 즉흥적으로 준비되지 않는다. 그런데 나는 자주 , 목보다 수다가 마르다. 그래서 글을 쓴다. 의식의 흐름대로, 육아로 지친 나와 나의 수다로 채울 공간, 수다마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