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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세이 매거진 Sep 18. 2017

Vitra Design Museum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방문기

Uniquenessmingling on the Neutral [평지 위에서 어우러지는 개성]. 비트라 캠퍼스 Vitra Campus를 방문한 감상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그렇다. 세계적인 가구 브랜드 비트라 Vitra의 본거지라 말할 수 있는 이곳은 스위스 바젤 근방 독일 국경도시 바일 암 라인 Weil am Rhein에 있다. 비트라 캠퍼스는 1981년 화재 이후 유명 건축가에게 재건을 맡기며 현재 모습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프랭크 게리 Frank Gehry, 알바로 시자 Álvaro Siza, 자하 하디드 Zaha Hadid 등 건축 애호가라면 익숙한 이름을 지닌 대가가 창조한 작품이 모여 있는 곳이다. 오죽하면 건축가 필립 존슨 Philip Johnson이 비트라 캠퍼스와 관련해 “Since the Weissenhofsiedlung in Stuttgard in 1927, therehas not been a gathering in a single place of a group of buildings by the mostdistinguished architects in the Western world [1927년 슈투트가르트 바이센호프 주택단지 이후 가장 훌륭한 서양 건축물이 한 공간에 모인 적은 없었다]”라고 썼겠는가.



넓은 캠퍼스 내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잡아끄는 건물은 비트라 하우스 VitraHaus이다. 2010년 완공된 이 건축물은 옆 동네 스위스 바젤 출신 건축 듀오 헤르조그 앤 드 뫼롱 Herzog & de Meuron이 설계한 작품이다. 길쭉한 지붕이 아주 재미난 각도로 차곡차곡 쌓여 5층을 이루며, 커다란 창 너머로는 비트라 상품이 보인다. 비트라 하우스는 비트라 플래그십 쇼룸이자 매장, 카페, 리셉션 등으로 활용된다.



뭔지 모르게 끌려 비트라하우스를 둘러보고 나오면, 풀밭에 펼쳐져 있는 의자로 자연스럽게 몸이 간다. 그 유명한 팬톤 체어 Panton Chair와 임스 체어 Eames Chair가 원래 거기 있었던 듯 나무 밑에 흩뿌려져 있다. 사람들이 군데군데 둘러앉아 커피를 마시거나 담소를 나누고 있다. 당연한 듯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면 되는 거다.



이제 캠퍼스에서 가장 유명인사를 만날 차례다. 1989년 설립된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Vitra Design Museum은 세계적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착수한 유럽 첫 프로젝트이다. 매우 독특한 외관을 지닌 이 건축물은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작품 중 ‘해체주의’라는 개념이 발현한 것으로 미학에서도 중요성이 있다. 얼핏 보면 단순한 재료로 만들어졌지만, 건물을 이루고 있는 직선과 곡선은 역동성으로 이어져 춤을 추는 듯한 인상을 준다.



방문 당시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에서는 건축가이자 텍스타일 디자이너인 알렉산더 지라르 Alexander Girard의 전시가 진행되었다. 비트라 컬렉션 자체도 흥미로웠지만, 미로 같은 내부 구조와 군데군데 마법처럼 들어오는 자연광은 색다른 경험을 선사했다.



이외에도 넓디넓은 비트라 캠퍼스에는 볼거리가 많다. 앞서 언급한 두 개 건축물 외에도 과거 화재를 되새기며 자하 하디드가 지은 하디드 파이어 스테이션 Hadid Fire Station이 3대 작품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공적으로 방문 가능한 건물은 비트라 하우스,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비트라 슬라이드 타워 Vitra Slide Tower 세 개뿐이다. 나머지 제작 시설을 비롯한 개인 건물은 건축 가이드 투어를 통해서만 일부 방문할 수 있다.



가이드 투어도 좋고, 그냥 돌아다니는 일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비트라 슬라이드 타워 방문을 적극 추천한다. 타워에 올라가면 비트라 캠퍼스 전경을 이리저리 살펴볼 수 있다. 다시 한번 둘러보자. 특별한 지형이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넓은 평지 위에 일상 속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개성 넘치는 조형물이 곳곳에 펼쳐져 있다. 마치 깨끗한 백지 위에 다양한 재료로 만든 오브제가 콜라주 되어 있는 형상이다. 하지만 한 건물이 다른 건물을 침범하지 않고 자신 나름의 원칙 속에서 상생을 추구한다. 이 어우러짐을 또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하는 묘한 경이로움을 느끼며 슬라이드를 타고 빙글빙글 미끄러져 내려오면, 분명 비트라 캠퍼스는 당신에게 기분 좋은 두근거림으로 남을 것이다. 



객원 에디터 이지희 Lee Jihee

포토그래퍼 강민정 Kang MJ




기사의 전문은 에세이 매거진 3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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