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대신 주말부부(1)

이혼 지양 프로젝트

by 이주영

남편과 나는 MBTI부터 다르다. 나는 NFP 직관적으로 사유하는 것 좋아하고 감정적이며 자유분방한 방식과 사고를 좋아한다. 남편은 뼛 속까지 공무원 체질로 꼼꼼하적고 이성적이며 계획적인 사람 STJ이다.


공통점은 둘 다 'I'라는 것이다. 둘 다 집에 있는 것을 선호하고 사람들과의 모임이나 만남은 거의 하지 않는다.


성향이 다른데 둘 다 집에 붙어 있으니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처음부터 안 맞는 건 아니었다. 연애 3년과 출산 전 1년의 결혼생활 동안은 한 번도 싸워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싸워본 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싸움을 회피해 왔던 것이었음을 나중에 알았지만. 연애 때 남편은 나에 대해 관심이 많고 내 일상을 묻고 궁금해했으며 무엇보다 경청을 잘하는 남자였다.


누군가 결혼하려는 이유가 저런 것이라면 말리고 싶다. 아니라고. 관심이 많은 척. 경청하는 척. 하는 것일지도 모르며 설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결혼해서 공기와 같은 존재. 가족이 되면 점차 저러한 행동은 사라질 것이니 '나에 대한 그의 태도'는 접어두고 '그 사람 자체가 어떠한 사람이며 성향인지'만 파악하라고 말이다


어쨌든 서로 신혼초까지만 해도 그렇게 이해하며 맞춰가려 했다. 그런데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계속 부딪힌다. 육아에 대한 방식이 다르다. 나는 '엄마가 행복해야 아기가 행복하다' 하는 식이면 남편은' 아이를 위해 부모가 희생해야 한다' 하는 식이었다.


예를 들면 나는 물티슈를 선호했으나, 남편은 가재 수건을 일일이 삶아 쓰길 원했다.


사실 우리는 둘 다 음주가무를 좋아한다. 연애 때도 신혼 때도 술을 마시며 미디어 시청을 즐겼다.(그래서 잘 맞는 줄 알았다) 육아로 인해 우리 일상에서 음주와 미디어 시청이 빠지고 나니 맞는 것이 하나도 없다.


나는 그림, 박물관, 전시, 책, 글쓰기, 감성, 감상, 토론을 좋아하면 남편은 그저 치킨과 함께 게임이나 먹방 유튜브 시청만으로도 하루 종일 지루해하지 않고 즐거워하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 문득 장난반 진심반으로 내가 먼저 '졸혼' 이야기를 꺼냈다. 부부보다 육아 동지로서 서로 지금 필요하며, 서로 잘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모로서 아이에게 정서적 불안정을 줄 수 없으니, 아이가 20살이 넘거든 졸혼하자고.


남편은 장난으로 받아들인 건지 아니면 어쩌면 자신도 내심 바란 것인지 모르겠으나 1초의 망설임 같은 여백 없이 바로 대답한다.


"콜!"


그런데 올해 초 남편이 지방으로 발령이 났다. 자신은 전혀 원한 바가 아니며 지원한 것이 아니라고 하나 반은 자의, 반은 타의였다. 나는 남편과 같은 조직에 있어 알 수 있었지만 모른 척했다. 남편의 출퇴근 거리 2시간에서 2시간 30분. 사실상 출퇴근할 수도 있을 것인데 바로 관사를 신청해서 들어가 버렸다.


야근이 많은 부서라 어쩔 수 없다면서.....


그렇게 7살 딸과 나를 두고 이불과 몇개의 옷가지들, 노트북을 싸서 관사로 들어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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