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말 걸기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 낭송

by 정미영

그 겨울의 시 / 박노해

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 윗목 물그릇에 살얼음이 어는데
​할머니는 이불 속에서
어린 나를 품어 안고
몇 번이고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네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
소금창고 옆 문둥이는 얼어 죽지 않을랑가
​뒷산에 노루 토끼들은 굶어 죽지 않을랑가

아 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 낭송을 들으며 잠이 들곤 했었네

찬바람아 잠들어라
해야 해야 어서 떠라

한 겨울 얇은 이불에도 추운 줄 모르고
왠지 슬픈 노래 속에 눈물을 훔치다가
​눈산의 새끼노루처럼 잠이 들곤 했었네


< 당신에게 말 걸기 >


아파트 생활하시는 분들은 알고 계실까요?

주택의 방에는 뜨뜻한 아랫목과

차가운 윗목이 존재한다는 것을요.


창문 틈으로 찬바람이 제 집인양 드나들면

이불을 깔아놓은 아랫목으로 파고들어


할머니에게 옛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조르던 추억이 제게도 있답니다.


당신은

할머니와의 어떤 추억 조각들을

가슴에 품고 계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