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유머에 대해
[이미지 출처: unsplash@Jon Tyson]
학기 초반, 대학교 남자 선배 A는 인기가 많았다. 180cm 정도의 적당한 체격에 와이드 팬츠, 브이넥 무지티를 즐겨 입었고, 가끔은 무지티의 넥 부분에 선글라스가 꽂혀 있었다. 이렇게만 입어도 모델 같은 핏이 났고, 유머러스하기까지 해서 여자 후배들이 특히나 선배 A를 좋아했다.
준수한 외모, 남다른 패션 센스, 유머 감각 이 세 가지만 봤을 땐 그 선배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 선배에게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바로 다른 사람을 비하하는 유머를 한다는 것. 가끔 연예인 성대모사 같은 개인기를 선보이기도 했지만 주로 과 사람들의 옷이 촌스럽다고 놀리거나 그들의 외모를 비하하는 농담을 했다.
공격적 유머의 결말
선배 A는 본인의 유머에 문제 있다는 점을 깨닫지 못했다. 주변에는 항상 그의 유머에 반응해주고 웃어주는 몇몇 후배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사자가 기분 나빠할 경우에는 “너무 속 좁은 거 아니야?” , “웃자고 한 소리에 죽자고 달려들지 마.” 라며 오히려 상대방을 나무랐다.
공격적 유머 스타일 : 이 스타일은 다른 사람에게 초점을 두고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면 타인을 공격하고 비하하는 유머를 구사합니다. 비웃음이나 야유, 조롱, 모욕적인 유머, 창피함을 느끼게 하는 풍자 등 부정적인 유머 기술을 사용합니다. <90년생과 갈등 없이 잘 지내는 대화법> 강지연 중에서
최근 유튜브에서 남을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공격적 유머를 많이 보게 된다. 이러한 연예인이나 유튜버는 대부분 비슷한 전철을 밟는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농담을 던져보고, 사람들이 열광하고 좋아하는 걸 보고 자신감을 얻는다. 그리고 공격적인 유머의 강도는 점점 심해진다. 간혹 주변에서 조심하라는 조언을 해도 ‘요즘은 이게 트렌드’라며 오히려 조언해준 사람을 머쓱하게 만든다. 결국 선을 넘어 문제가 터지고야 만다.
이렇듯 공격적인 유머를 하는 사람들의 결말은 좋지 못했다. 개강했을 때는 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배 A를 좋아했지만 점점 그 선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처럼 말이다. 공격적인 유머를 자주 한다면, 옆에서 웃어주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누군가는 그 사람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아슬아슬 선 타기를 하는 사람들
사람들이 ‘유머 감각 있다’라고 느끼는 것과 ‘농담이 지나치다’라고 느끼는 건 정말 한 끗 차이이다. 문제는 이 선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한 마디 실언으로 인해 인간관계가 무너져 버리는 걸 많이 봐왔기에 더 말에 조심하게 된다.
결국 적당한 선을 판단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굳이 리스크를 안고 테스트할 필요도 없고, 무리해서 남을 웃기려고 노력을 할 필요도 없다. 우리가 연예인이나 유튜버가 아니라면 더더욱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