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에세이를 쓰는 이유

나는 왜 에세이를 쓰는가

by 에세이가주

내가 에세이를 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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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에세이를 쓰는가.

때때로 나조차 알 수 없는 마음으로 우울해질 때가 있다. 혼자 있을 땐 자꾸 마음속에 땅굴을 팠다. 부정적 마음은 그런 마음을 자꾸 불러왔다. 내 삶이 나아질 것 같지 않은 시간, 못난 마음으로 움츠려 들기만 했다.

어릴 적 부족한 거 없는 환경에서 살았다. 나를 이해해 주는 엄마,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유능한 아빠, 투닥거리며 싸우긴 해도 친구처럼 지냈던 동생. 평수가 넓은 집으로 옮길 때마다 나는 내가 누리는 이 행복이 당연하다 생각하면서 속으로 '나는 부족한 게 없어'라고 말하곤 했다. 엄격했지만 다정했던 아빠 덕에 주말마다 산으로 바다로 겨울엔 스키장으로 자주 놀러 갔다. 그 시절 텐트와 캠핑 장비를 들고 계곡 근처에서 야영을 하기도 했다. 눈이 펑펑 오는 날, 새벽엔 백화점 앞에서 출발하는 관광버스를 타고 강원도 스키장으로 떠나기도 했다. 어린 시절 내 마음에 담아두었던 풍경들이 아직 생생하다


안정적이고 따뜻한 집에서 살던 나. 그 시절 부모의 이혼은 충격이었다. 이혼보다 그 과정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겉으로는 괜찮은 척 그렇게 교복을 입고 매일 걸어 학교에 갔다. 공부를 하고 독서실에 다니고 학원을 다니는 반복적인 일상에서 숨 쉴 곳을 찾아 혼자 있는 시간을 즐겼다. 겉으로 표현하지 못했던 말들이 마음에 차곡차곡 쌓였다. 그 말들이 때로는 화로, 눈물로 터져 나오곤 했다.

힘들 때마다 문장을 읽었다. 좋은 문장을 읽으면 내가 좋은 사람인 것 같아서. 그러다 끄적끄적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몇 줄 쓰고 말아 버리는 날이 더 많았지만 이제 내가 나를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글을 쓰는 일은 곧 나를 회복하는 일이었다.

글쓰기는 또한 나와 마주하는 용기이기도 했다. 일상에서 무심히 스쳐 지나가는 작은 순간들—밥 짓는 냄새, 아이의 웃음, 서운하고 속상한 마음—이 문장으로 옮겨질 때, 그것들은 비로소 내가 되었다.

“나는 이런 사람이고, 이런 경험들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라고 고백하는 순간, 내 존재는 선명해진다.

나는 화려한 이야기를 쓰고 싶지 않다. 소소하지만 진짜였던 순간들을 기록하고 싶다. 그 기록이 언젠가 누군가의 마음에 닿아 “당신도 혼자가 아니다”라는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에세이를 쓰는 이유는 결국 하나다. 글이 나를 살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젠가 내 글이 또 다른 누군가의 삶을 단단히 지켜주는 힘이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신을 드러내어 고백할 때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

그리고 지금 여기 서 있습니다"라고 말할 때,

놀라운 변화가 시작됩니다.


에세이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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