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저 4기 원고와 내 개인 책 원고를 동시에 검토하고 있다. 공저 작가님들은 이제 짝꿍 퇴고 시작이고 내 원고는 투고를 위해 마지막 검토 중이다. 공저 1기부터 4기까지 원고 검토하며 글이 변하는 과정을 보았다. 엉성했던 초고가 퇴고를 거칠수록 나아진다는 건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고쳐도 또 고칠 게 눈에 자꾸만 보이는 건 정상이다. 나도 첫 번째 개인 책 출간할 때 퇴고를 열 번 넘게 했어도, 마지막까지 눈에 거슬리는 게 있었으니까.
퇴고할 땐 시간을 들여야 한다. 원고를 프린트하고 첫 문장부터 하나하나 뜯어보며 문장을 다듬고, 전체 맥락도 살펴봐야 한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하게 표현되어 있는지, 주제에서 벗어난 에피소드가 있는지, 글을 글처럼 쓴 문장은 없는지. 여러 가지를 봐야 하기 때문에 힘들다는 소리가 나온다.
오늘 오전 집중해서 두어 시간 봤을 뿐인데 눈이 금방 침침해졌다. 공저 작가들의 원고는 큰 맥락과 구성 위주로 보며 눈에 걸리는 문장, 중복되는 단어나 표현 위주로 수정 요청했다. 아마 퇴고를 마치고 출판사 퇴고가 들어가도 고칠 곳이 또 보이겠지.
첫 번째 공저 책 출간할 때 뭣모르고 시작했다가 무지 고생했다. 단 세 꼭지 썼을 뿐인데 쓰는 내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자다가도 원고 생각만 하면 스트레스를 받았다. 어딜 가나 원고를 가지고 다니고, 내 글쓰기 능력을 탓했다. 고쳐도 이게 맞나? 제대로 한 건가? 하는 생각에 고민에 고민을 했다. 출간했을 때 부끄러워 다른 사람에게 소개도 못했다. 하지만 이 첫 경험 덕분에 그 뒤로 공저 책 세 권을 더 냈고, 이제 두 번째 개인 책 출간을 앞두고 있다.
<문장 강화> 책에서 퇴고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먼저 든든히 지키고 나갈 것은 마음이다. 표현하려는 마음이다. 인물이든, 사건이든, 정경이든, 무슨 생각이든, 먼저 내 마음속에 들어왔으니까 나타내고 싶은 것이다. 마음이 먼저 아름답게 느낀 것이면, 그 마음만 여실히 나타내어보라. 그 문장이 어찌 아름답지 않고 견딜 것인가?
-문장 강화. 이태준. 226
문장을 화려하게, 유창하게 다듬는 것이 퇴고가 아니란 말이다. 내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했느냐. 그 마음이 진실되느냐가 중요하다. 글에 작가의 마음이, 진심이 담겨있으면 좀 서툴러도 예쁘다.
글쓰기뿐만 아니라 내가 하는 모든 일에 이런 마음이 담겨있다면 좋겠다.
퇴고하는 마음으로 일상을 살면 좋겠다.
#에세이가주